이, 구호트럭 절반으로 줄이고 연료 반입도 제한…남부 국경 개방도 연기
하마스, 뒤늦게 시신 4구 추가 송환…약속한 28구 중 20구는 아직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단계 휴전 합의에서 약속한 이스라엘 인질 시신 송환이 늦어지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반입되는 구호품과 연료를 제한하기로 했다.
이스라엘은 남부 국경 검문소의 개방도 연기하는 등 가자 휴전이 지난 10일 발효 이후 첫 시험대에 올랐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5일부터 가자로 들어가는 구호트럭의 수를 당초 합의된 수준의 절반으로 제한할 예정이다.
가자로 들어가는 연료도 차단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업무조직 민관협조관(COGAT)은 또 인도주의적 기반시설과 관련해 필요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연료나 가스도 가자에 반입할 수 없다고 유엔에 통보했다.
COGAT는 "하마스가 가자에 억류들의 시신 송환에 관한 합의를 위반했다"며 "이에 따라 인도주의적 합의와 관련해 여러 제재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COGAT는 지난 10일 휴전 기간 매일 약 600대의 구호 트럭이 가자에 반입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12일엔 트럭 816대가 가자로 들어갔다고 유엔에 보고했다. 13일에 얼마나 반입됐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유엔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15일에 가자 남단 라파 검문소를 개방하려던 계획도 연기하기로 했다. 라파 검문소는 이집트 쪽에서 가자 남부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육상 통로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자국 인질들의 시신을 인도하지 않아 이같이 결정했다며, 검문소 폐쇄 조치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유니세프 측은 "모든 국경 검문소가 개방돼야 한다"며 "라파 봉쇄가 길어질수록 가자 주민, 특히 남부 피란민들의 고통은 더 길어질 것"이라고 촉구했다.
당초 하마스는 이스라엘과의 휴전 1단계 합의가 발효된 지난 10일 정오부터 72시간 안에 가자에 억류중인 생존 인질 20명을 석방하고 시신 28구(가자 전쟁 이전 납치된 1명의 유해 포함)를 돌려주기로 했다.
이에 생존 인질 20명은 모두 석방했지만 시신은 4구밖에 인도하지 않았고,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다만 가자로 가는 구호품을 제한한다는 이스라엘의 발표 이후 하마스는 14일 밤 시신 4구의 시신을 추가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인계했으며, 곧 이스라엘에 전달될 예정이다.
양측이 인질 송환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가자 주민들의 고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여전히 소수의 트럭만 가자에 반입되면서 많은 주민이 트럭에 몰려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이는 인도주의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국제구호단체들도 가자 내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옥스팜, 노르웨이난민위원회(NRC), 케어(CARE) 등 구호단체 50여곳이 가자에 물자를 반입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허가를 받지 못한 채 등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도 지난 10일 구호품을 배포한 이후 활동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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