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1000마리도 안 남았는데… 울산서 발견돼 난리 난 '멸종위기종'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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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1000마리도 안 남았는데… 울산서 발견돼 난리 난 '멸종위기종' 정체

위키푸디 2025-10-15 08:56: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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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위에서 먹이를 찾는 넓적부리도요 무리 사진. / 위키푸디
갯벌 위에서 먹이를 찾는 넓적부리도요 무리 사진. / 위키푸디

가을은 북쪽에서 번식을 마친 철새들이 따뜻한 남쪽으로 향하는 시기다. 이런 철새 이동의 계절에 울산 해안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울산시는 8월부터 9월까지 울주군 서생면 솔개 공원 해안 갯바위 일원에서 국제 보호종 ‘넓적부리도요’를 비롯한 8종 20마리의 희귀조류를 관찰했다고 13일 밝혔다.

특히 넓적부리도요는 국내에서 약 200마리만 도래하는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울산 해안에서 다시 발견됐다. 이번에 확인된 개체의 양쪽 발목에는 표식(밴딩)이 달려 있어 국제적인 이동 경로 추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희귀하게 관찰되는 넓적부리도요는 어떤 새일까.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본다.

납작한 부리로 갯벌을 헤집는 새

넓적부리도요 사진. / 국립생태원 윤종민
넓적부리도요 사진. / 국립생태원 윤종민

넓적부리도요는 부리 끝이 넓고 평평해 주걱처럼 보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독특한 부리를 이용해 갯벌 속을 헤집으며 작은 갯지렁이나 새우류를 찾아 먹는다. 한 번 진흙 속에 부리를 넣으면 부드럽게 좌우로 흔들며 먹이를 골라내는 방식으로, 작은 게와 복족류, 다모류 같은 해양무척추동물이 주된 먹이다.

몸길이는 약 15cm로 작지만 움직임은 민첩하다. 계절에 따라 깃 빛이 뚜렷하게 달라지는데, 여름에는 얼굴과 등이 붉은 갈색을 띠고 가슴 옆에는 어두운 반점이 생긴다. 반면 겨울에는 회색빛으로 옷을 갈아입으며 흰색 가슴과 눈썹 선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다리는 검은색이며, 염전이나 간척지, 모래가 섞인 갯벌 같은 얕은 해안가에서 주로 관찰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봄과 가을 이동기에 드물게 들른다. 유부도, 새만금, 낙동강 하구, 흑산도에서 주로 확인되고, 일부 개체는 동해안에서도 관찰된다. 2003년 낙동강 하구 조사에서 215마리가 관찰된 기록도 남아 있다.

전 세계 1000마리도 남지 않은 희귀 철새

넓적부리도요 사진. / Thipwan-shutterstock.com
넓적부리도요 사진. / Thipwan-shutterstock.com

넓적부리도요는 전 세계에서 약 450~1000마리 정도만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번식지는 러시아 동북부와 알래스카 북극권이며, 겨울이면 남쪽으로 이동해 동남아시아와 호주, 뉴질랜드 등지에서 월동한다.

이 새가 이동하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EAAF)’는 지구에서 긴 경로 중 하나다. 시베리아에서 출발해 아시아 대륙을 가로질러 남반구까지 이어지는 약 1만km의 여정이다. 이 경로를 이용하는 철새는 약 250종이며, 그중 절반 가까이가 한국의 갯벌에서 잠시 머문다. 그만큼 우리나라 해안은 철새에게 중요한 생명의 쉼터이자 중간 기착지다.

하지만 갯벌 매립과 남획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다. 국내에서는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해 보호 중이며,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역시 넓적부리도요를 ‘심각한 위기(CR)’ 단계로 분류한다.

갯벌이 사라지면 이 새도 사라진다

넓적부리도요 사진. / Atiwich Kaewchum-shutterstock.com
넓적부리도요 사진. / Atiwich Kaewchum-shutterstock.com

번식기는 6월 말에서 7월 중순 사이다. 수컷은 암컷을 유인하기 위해 하늘 100m 이상 높이 올랐다가 급강하하며 구애 비행을 펼친다. 암컷이 알을 낳고 떠나면 알 품기와 육아는 모두 수컷이 전담한다. 한 번에 낳는 알은 2~4개로 많지 않아, 번식 성공률이 낮다. 

이런 특성 때문에 개체 수 회복이 더디고, 서식지까지 줄어들면 생존이 더욱 어렵다. 새만금과 낙동강 하구, 유부도 같은 지역이 사라진다면 이 새의 미래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이번 울산에서의 발견은 단순한 관찰 기록 이상의 의미가 있다. 오랜만에 한반도의 갯벌을 찾은 넓적부리도요는 여전히 이 땅을 안전한 쉼터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앞으로도 서생 해안을 비롯한 해안 생태계가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로 유지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보호와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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