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홍명보호가 이강인과 오현규라는 확실한 득점 공식을 다시금 확인했다.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를 치른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파라과이에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공식 관중 수는 22,206명이었다.
2001년생 동갑내기 이강인과 오현규가 대표팀의 확실한 득점 루트로 발돋움했다. 두 선수는 서로에게 찰떡궁합인 각자의 플레이 스타일을 갖췄다. 먼저 이강인은 플레이메이커 성향이 짙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직접 공을 몰아 돌파한 뒤 전방으로 뛰어드는 동료에게 패스를 보내는 데 강점이 있다. 오현규는 이런 이강인의 킬패스를 받아먹기에 최적인 스트라이커다. 탄탄한 체격과 폭발적인 속도로 상대 수비진 배후로 쉼 없이 침투하는 유형이다.
두 선수는 앞선 A매치에서도 자주 호흡하며 활약했는데 지난 9월 평가전부터는 두 선수의 연계 플레이가 위협적인 찬스로 이어지는 빈도가 점점 잦아지고 있다. 멕시코전이 그 기점이었다. 당시 이강인과 오현규는 함께 선발 출전했고 귀중한 역전 골을 합작했다. 후반 29분 이강인이 쇄도하는 오현규에게 뒷공간 패스를 보냈고 오현규는 속도를 살려 박스 안으로 진입했고,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순간 방향을 꺾어 절묘하게 마무리했다.
이번 파라과이전에서도 이강인의 공간 패스를 오현규가 뛰어들어 마무리하는 멕시코전과 비슷한 득점 장면이 연출됐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사이좋게 교체 투입된 두 선수는 동점 골을 위해 라인을 올린 파라과이를 사정없이 공략했다. 이강인은 파라과이의 전방 압박을 드리블로 벗겨냈고 오현규는 상대의 무리한 전진으로 허술해진 뒷공간을 시도 때도 없이 들락거렸다.
후반 30분 두 선수의 강점이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파라과이 선수 두 명의 압박을 유려한 드리블로 풀어낸 이강인은 이내 전방으로 뛰어드는 오현규에게 롱패스를 연결했다. 질주한 오현규는 일대일 상황에서 한 번의 터치로 골키퍼를 제쳤고 빈 골대에 침착하게 공을 밀어 넣었다.
이강인이 찌르고 오현규가 마무리한다. 파라과이전 결과로 대표팀이 얻은 가장 쉽고 명확한 득점법이다. 게다가 두 선수는 경기장 밖에서도 절친한 사이다. 이날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 대상자로 두 선수가 선정됐다. 앞서 엄지성의 인터뷰가 진행될 때 오현규와 이강인은 복도에서 자신이 먼저 인터뷰하겠다고 익살스럽게 다투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진지하게 인터뷰에 임한 오현규와 이강인은 서로를 칭찬하며 남다른 호흡의 비결을 설명했다. 두 선수의 답변을 통해 절친한 케미가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입증할 수 있었다. 오현규는 “(이)강인이하고 눈이 마주치든 안 마주치든 공을 잡는 순간 확신이 있다. 움직임을 가져가면 그쪽으로 공이 오더라”라며 텔레파시 같은 호흡을 이야기했다. 이강인은 “항상 (오)현규가 너무 좋은 움직임을 해 주는 것 같다. 그래서 좋은 패스를 할 수 있었다”라며 오현규의 오프 더 볼 덕분에 좋은 장면이 나왔다며 공을 돌렸다.
홍 감독 역시 2001년생 공격 듀오를 눈여겨보고 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오현규와 이강인은 일부러 후반전에 투입해 어떤 효과가 있는지 봤다. 지난 멕시코전에서도 조합이 아주 좋았다. 앞으로도 발전시켜야 하는 부분”이라며 추후 대표팀 공격 전술의 중요한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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