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임나래 기자] 금융 노사가 지난 2일 합의한 ‘금요일 1시간 단축 근무(=주 4.9일제 시범 운영)’ 도입이 임박했다. 금융노조 조합원 총회 비준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시행된다. ‘주 4.5일제’ 전환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지 관심이다. 단순한 근무시간 단축을 넘어 금융산업의 근로제도 개편을 골자로 한 ‘파일럿 프로그램’에 금융권 시선이 모이는 배경이다.
◇은행 넘어 금융권 전반으로, 업권별 확산 조짐
보험, 증권, 카드 등의 금융권이 제도 도입 현실적 부담이 낮다는 점에서 주 4.5일제 확산의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힌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국내 61개 증권사의 지점 수는 2020년 860곳에서 4년 만에 161곳(약 18.7%)이 줄었다. 카드사, 보험사도 거래 대부분이 모바일 앱으로 이뤄진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주 4.5일제 논의가 은행을 넘어 증권·보험·카드 업계로 확산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유사 산업 리듬을 가진 것도 제도 확산 가능성을 높인다. 이어 관계자는 “제조업처럼 기술적 노동이 필요한 산업은 적용이 어렵겠지만, 금융업은 대부분 사무직 중심이라 근로시간 단축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며 “비대면 중심으로 운영되는 만큼 인력만 유연하게 조정하면 도입도 빠르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종 따라 엇갈린 시선…현실적 제약 시험대
업권마다 “주 4.5일제 도입을 둘러싼 현실 여건에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은 주 5일 동안 열려, 근로시간을 단축하더라도 영업시간을 줄이기는 어렵다”며 “고객 거래가 시장 운영 시간에 맞춰 이뤄지는 만큼 단순히 주 4.5일제 전환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은 비교적 조정이 가능하지만, 증권업계는 시장 구조상 즉각적인 적용이 어렵다”며 제도 시행에 회의적이었다.
다른 보험 업계 관계자도 “근로시간 단축 추진은 내부 논의, 업계 차원 조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업권별 상황이 엇갈리는 가운데 은행권의 시범 운영 결과가 금융권 전체 제도 확산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
◇금융권 전반 확산 가시권, 조직문화 혁신 분수령
금융업계에서는 “아직 업권 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지는 않지만, 정부의 공약 방향이 주 4.5일제인 만큼 충분히 논의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단축 근무로 인한 인력 공백, 고객 서비스 저하, 생산성 하락 등의 부작용 최소화에 따라 주 4.5일제 도입 현실화가 결정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남은 비준 절차는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본다”며 “추후 주 4.5일제 도입은 노조의 요구 사항인 만큼 단계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시점을 단정하긴 어렵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번 제도는 금융권 전반 조직문화 혁신 흐름이 맞물리고 있다. 근무 효율성과 조직 생산성을 검증하고 문제점을 보완해야 지속 가능한 근로문화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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