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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친선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브라질전 0-5 패배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대표팀은 월드컵 조 추첨 포트 배정이 걸린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 관리에서도 한숨 돌리게 됐다.
이날 홍명보호의 열쇠는 황인범이었다. 지난 9월 A매치 때 종아리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한 황인범은 아쉬움을 털어내려는 듯 중원을 장악했다. 많은 활동량과 함께 과감한 전진 패스로 공격을 이끌었다.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는 아래로 깊숙이 내려가 전개 작업을 도왔다.
선제골도 황인범부터 시작됐다. 전반 15분 오른쪽 측면에서 황인범의 턴 동작 하나로 상대 수비수 2명을 벗겨냈다. 이후 황인범은 왼쪽으로 공을 전개하며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수비진의 시선이 쏠린 사이 이명재(대전하나시티즌)의 크로스가 올라왔고, 상대 수비수의 실수를 틈타 엄지성(스완지 시티)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유려한 턴에 이은 전개, 오프 더 볼 움직임까지 한 장면에 황인범의 장점을 모두 보여줬다. 황인범은 후반전에도 멈추지 않았다. 후반 14분 상대와 강한 몸싸움을 연이어 벌이며 투지를 보였다. 1분 뒤엔 개인기로 상대 선수를 제치더니 왼발 중거리 슈팅까지 시도했다. 교체돼 벤치에 있던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이 웃으며 손뼉을 칠 정도로 좋은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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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황인범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브라질전 대패로 분위기가 처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선수들이 잘 준비해서 좋은 장면도 만들고 결과를 가져왔다”며 “앞으로 월드컵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 같다”고 돌아봤다.
다쳤던 종아리 상태에 대해서는 “많이 좋아졌고 65분 정도 경기를 소화했다는 게 개인적으로 긍정적”이라며 “이 부위에 몇 차례 문제가 생기면서 정말 까다롭다는 걸 잘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무리해서 한 번에 끌어 올리기보다는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하려고 한다”며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잘 조절해 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홍명보호는 스리백 전술을 가다듬는 중이다. 포백일 때 3명의 미드필더가 배치되는 것과 달리 스리백에서는 두 명의 미드필더가 중원을 지킨다. 황인범은 “숫자만 보면 미드필더가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포백일 때도 압박 시에는 투톱 형태로 운용됐기에 크게 달라진 건 없다”며 “당연히 숫자도 중요하겠지만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뛰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지난 브라질전을 통해서도 많이 느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전 대패 후 분위기를 끌어올리기란 쉽지 않았다. 황인범도 “평소보다 훈련장에서 조금 처지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손) 흥민이 형을 필두로 감독님께서도 그런 경기 후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프로선수, 국가대표 선수의 의무라는 말을 많이 했다”며 “월드컵에서 첫 경기, 두 번째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응집력을 가다듬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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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파라과이전 총관중 수는 2만 2206명을 기록했다. 10일 브라질전에서 관중 수(6만 3237명)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약 6만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에서 관중 3만 명을 넘지 못한 건 2015년 10월 13일 자메이카전(2만 8105명) 이후 10년 만이다.
황인범은 “제가 대표팀에 온 후 가장 적은 거 같다”며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분명히 선수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성했다. 그는 “오늘 와주신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많은 팬께서 다시 경기장을 찾아주실 수 있게 보여드리는 것밖엔 답이 없다”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황인범은 “부상으로 경기를 못 뛰는 모습은 보여드리고 싶지 않기에 잘 노력하겠다”며 더는 부상으로 빠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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