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대금 미보증 묻자 "내 관여 아니다…파트너로 펀드 모금만 담당"
홈플러스 추가 지원엔 난색…"자금 여력 부족, 주식 팔 수 있는 구조 아냐"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성혜미 기자 = 홈플러스의 소유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와 관련해 자신이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홈플러스 관련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우리(MBK)는 대기업이 아니고 사모펀드 운용사이며 (나는) 대기업 총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3명의 파트너가 각자 자기 분야를 담당하고 있으며 내 담당은 펀드레이징(fund raising·모금)"이라며 "자금을 일으키고 자금을 받은 투자처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책임론과 사재출연 요구가 나오는 것이 억울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 회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MBK가 홈플러스의 납품 대금에 보증을 왜 서지 않느냐는 의원 질의에는 "내가 관여한 부분이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과정을 묻는 다른 질의에 대해서도 "내 권한이 아니다. 이는 홈플러스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MBK가 2015년 인수했고 장기간 경영난을 겪다 올해 3월 기업회생 절차를 시작했다. 김 회장이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국회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처음이다.
MBK는 홈플러스의 정상화를 위해 이미 3천억원을 증여나 대출 보증 등 방식으로 지원했고, 앞으로 최대 2천억원을 추가 증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홈플러스에 대한 기존 지원금 3천억원 중 1천억원은 김 회장이 사재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가 자금 2천억원은 MBK의 운영수익(관리보수 및 성공보수)을 활용해 마련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홈플러스에 대한 MBK 측의 지원을 더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노력은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법인과 개인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그는 자기 재산이 14조원에 달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해당 액수는 법인의 가치를 매긴 것 같은데 비상장 회사라 유동화할 수 없는 가치다. 주식을 팔아 재산을 만들 수 있는 구조가 아닌 만큼 이해해 달라"고 전했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의 최후 수단으로 매각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인수 희망자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올해 내 매각이 무산되면 최악의 경우 기업 청산을 해야 한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달 19일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만나 "매수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했지만, 홈플러스는 지난 2일 우선협상 대상자부터 찾는 '스토킹 호스' 방식을 포기하고 공개경쟁 입찰 공고를 냈다.
이와 관련해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공개모집으로 돌린 뒤 인수자가 없다고 홈플러스를 청산하려는 것 아니냐. 알아보니까 인수 희망자가 없었다"며 당시 협상을 진행했다는 기업 이름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는 "인수·합병(M&A) 과정이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MBK는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로, 김 회장은 이 회사의 창업자다.
tae@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