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오사카엑스포 감사원 지적 미이행…성과 없는 무역관도 방치

코트라 전경. [사진=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투데이신문 양우혁 기자】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예산 집행과 조직 운영에서 부실을 드러낸 데다, 감사원 지적사항도 8개월째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과 부진 무역관을 정비하지 않아 조직 운영이 비효율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14일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에 따르면 코트라는 지난 1월 감사원이 발표한 감사보고서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해 아직까지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이 지난 1월 발표한 코트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코트라가 공모에서 1위를 차지한 A건축사사무소와 건축설계 용역을 계약하는 과정에서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코트라는 A사무소가 부실한 기본설계도서를 납품했는데도 시정조치 없이 대금을 지급했다. 공모 지침과 납품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도면을 납품 승인한 것이다.

이 뿐만 아니다. 코트라는 설계용역사의 귀책으로 공사비가 예정 가격을 상회하는 설계도면 납품에 무상으로 시정 요구를 해야 했으나 해당 설계사와 계약을 해지하지 않았다. 도리어 변경 계약을 통해 추가 용역비를 지급하는 등 특혜를 제공했다.

이에 감사원은 설계용역 담당 직원 4명 중 3명에게 경징계 이상의 처분을 내리고, 해당 건축사사무소에 대해서는 입찰참가자격 제한 방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코트라는 감사 결과에 일부 당사자 견해 차이를 이유로 재심의를 청구했으며 징계와 입찰제한 조치는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코트라는 수입 예산 중 82.6%가 정부 보조금 형태인 준정부기관인 만큼 국민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예산 업무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코트라가 해마다 실적 평가 지표를 바꾸면서 일관성 없는 기준 탓에 성과 관리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공사의 성과 지표는 해마다 변경돼 2022년에는 ‘신시장 개척 실적’이 ‘내수기업 수출기업화 실적’으로, 2023년에는 ‘성약바이어 확대 실적’이 ‘디지털 무역확대 실적’으로 각각 대체됐다.

또 지난해 129개 무역관 중 투자유치 실적이 하나도 없는 무역관이 94곳(7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법’에 따라 무역 진흥과 투자유치, 해외시장 개척 등을 설립 목적으로 삼는다. 하지만 무역관 대부분은 단순 수출지원 업무에 그치고 있다. 현재 투자유치 전담 무역관(뉴욕·실리콘밸리·런던·싱가포르 등)을 두고, 나머지 무역관은 투자 비담당으로 분류해 주로 무역·수출 지원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구 의원은 “성과 없는 무역관을 존치하는 것은 공공기관 운영의 효율성 원칙에 어긋난다”며 코트라 무역관 기능 재점검 및 구조조정을 포함한 조직 재정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매년 성과지표를 바꾸는 대신 ‘코트라 해외조직망 운영규정’에 따른 일관된 성과평가 체계를 마련해 저성과 무역관에 대한 실질적 폐쇄 및 통폐합, 기능전환 등을 통해 국민 세금이 올바르게 쓰일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