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휘발유 통, 라이터 차에 싣고 이혼한 아내 주거지 찾아가…"관심받고 싶어서"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아내의 주도로 이혼하게 되자 아내를 살해하려 했던 30대 공무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형사11단독 이진영 부장판사는 살인예비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 A(39)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씨는 2023년 8월 11일 오후 10시49분께 본인의 승용차에 둔기, 흉기, 라이터, 빈 휘발유 통 등을 싣고 대전 유성구에 있는 아내 B씨의 주거지 옆 주차장으로 이동해 2시간가량 기다리면서 '나와서 만나자'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여러 번 B씨에게 보냈다.
B씨가 응하지 않자 그는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 7.83ℓ를 구입해 통에 넣고 다시 주차장으로 온 뒤 '나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여러 차례 전송했다.
당시 A씨는 B씨와 이혼한 지 4개월 지난 상태였다. B씨가 112에 신고하며 A씨는 범행 전 체포됐다.
이혼할 의사가 없었던 A씨는 B씨 주도로 이혼소송 절차가 마무리되자 범행에 나섰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전에도 수개월에 걸쳐 B씨에게 '죽이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다수 보냈고, 카카오톡 프로필에도 '(B씨를) 죽이겠다'는 내용의 글을 여러 번 게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 측은 "관심받고 싶다는 이유였을 뿐 B씨를 해치고자 하는 마음은 없었다"며 범행의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부장판사는 "채택한 증거와 관찰된 상황, 구체적인 사건 경위 등을 법리에 비춰보면 고의성이 인정된다"며 "범행의 위험성이 매우 큼에도 피고는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 다만 초범인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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