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 검사 “이화영 변호인 교체 과정에 ‘김현지 질책 있었다’ 들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질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가 발언대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답변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수사받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 교체 과정에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관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전 부지사의 수사를 담당했던 박상용 검사는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이와 같은 취지로 답변했다.

 

박 검사는 “당시 수사 과정에서 선임 중이었던 설주완 변호사가 갑자기 사임을 하고 약속된 조사에 출석하지 않았다”며 “민주당의 김현지님으로부터 전화로 질책을 많이 받아 더 이상 나올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임되지도 않은 변호인이 검사실에 난입, 조사를 방해하려 한 사건도 있었다”며 “이후 김강민 변호사가 선임됐다”고 덧붙였다.

 

2018년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3억3천400여만원의 정치자금 및 뇌물 수수 혐의와 쌍방울의 800만달러 대북 송금 공모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지사는 지난 6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됐다.

 

앞서 그는 “쌍방울에 경기도지사 방북 추진을 요청했다”, “당시 도지사였던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쌍방울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북한에 돈을 썼는데, 우리도 신경 써줬을 것 같다’는 취지로 보고했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검찰의 회유·협박에 의한 거짓 진술이라며 이를 번복했다.

 

당시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이 교체된 것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에 불리한 진술을 막기 위한 ‘입막음’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주 의원은 “해당 사건은 이 대통령과 공범 관계가 문제 되는 사건”이라며 “공범 관계의 최측근이 공범인 사람에 대해 질책하고 변호사를 자르려 했다면 그 자체가 증거 인멸이자 위증 교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기도 법인카드 사건이 터졌을 때 컴퓨터 삭제를 지시한 사람도 김현지였다”며 “김현지와 설주완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날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부지사는 “새로운 변호사 선임과 진술 변경이 연관됐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그는 “설주완 변호사가 조사 과정에서 저를 돕는 게 아닌 검찰을 돕는 행태를 보여 논쟁과 설전을 벌였다”며 “이에 대해 항의했더니 사임한다는 얘기도 없이 갑자기 나타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전 부지사는 “검찰은 이재명 당시 대표에 대해 진술하면 형을 감면하고 석방해주겠다는 조건을 끊임없이 제시했다”며 “이재명을 엮으려고 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그는 당시 조사 과정에서 검찰이 연어와 술을 제공, 사건 관계자들을 회유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박상용 검사가 동석한 자리에 술이 있었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