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넘치는 시골 마을…고위험 음주 예방 나선 이유는[안치영의 메디컬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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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넘치는 시골 마을…고위험 음주 예방 나선 이유는[안치영의 메디컬와치]

이데일리 2025-10-14 15:46: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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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2023년 기준 국내 15세 이상 인구 1인당 연간 알코올 소비량은 약 8.8ℓ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2009년 평균 9.1리터에서 2016년 8.8리터로 점진적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렇게 국내 술 소비량은 점차 줄어들었지만 고위험 음주는 늘어나는 추세다. 고위험 음주란 남성은 한 번의 술자리에서 7잔 이상(또는 맥주 5캔 정도), 여성은 5잔 이상(또는 맥주 3캔 정도)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사람의 분율(%)을 뜻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고위험 음주율은 2020년 10.9%였던 2024년 13.6%로 늘었다.

술 마시는 친목 모임과 회식이 많다면 고위험 음주 사례는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이로 말미암아 간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 해도 말이다. 정 넘치고 모임 많은 경남의 한 조용한 지역에서 고위험 음주 예방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경상남도 남해군은 예전부터 간암 환자가 다른 지역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서 간암으로 인한 조사망률(인구 10만 명당)은 20명 수준인데 반해, 남해군은 50여 명이 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를 찾기 위해 질병관리청이 경상대학교 연구진과 함께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음주,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 생활습관과 함께 B·C형 간염 등 바이러스, 곰팡이(아플라톡신) 등을 요인으로 제시했다.

특히 고위험 음주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2023년 기준 고위험 음주율은 전국 12.6%이지만 남해군은 2017년 27.4%, 2018년 24.1%, 2019년 20.8%, 2020년 24.8%, 2021년 24.9%, 2022년 22.3%로 전국 평균치보다 훨씬 높다.

연구진은 고위험 음주의 원인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모임이 활성화되고 지역민의 강한 유대감 등 돈독한 문화를 꼽았다. 또 젊은 층이 술을 마시는 것 외에는 즐길 거리가 부족한 점과 술을 많이 마시는 공공기관 회식 문화도 고위험 음주의 원인으로 포함됐다. 해산물이 풍부해 안주를 쉽게 찾을 수 있고 관광지를 찾는 외부인의 술 마시는 모습이 자주 노출되면서 음주 문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도 분석됐다.

질병청의 정책연구 결과가 나온 이후 남해군은 지역 내 건강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남해군은 보건소 주도로 위험 요인을 줄이기 위한 고위험 음주 예방 캠페인을 진행하고 C형 간염 조기검진 및 치료 지원과 암환자 돌봄 체계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 내에서는 잦은 폭음이 간암의 원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고위험 음주를 삼가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남해군은 고위험 음주율이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 지난해 질병관리청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남해군 고위험 음주율(표준화율)은 13.3%를 기록하며 10% 초반대로 떨어졌다.

고위험 음주로 인한 지역 내 보건 이슈는 남해군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강원도 고위험 음주율은 16%로 광역시 기준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가장 낮은 세종시(7%)와 비교해 약 9%포인트 차이가 난다. 강원도 내에서도 양구군(21.5%)과 횡성군(22.9%)은 고위험 음주율이 특히 높은 곳이다. 인천 옹진군(23.4%)와 충남 청양군(21.5%), 전북 정읍시(20.9%) 등도 고위험 음주율이 높다. 이 지역 내 주민은 대부분 고령층으로 간암이 발생하면 치명적이다. 심지어 이러한 지역은 대부분 의료서비스가 충분치 않다. 지자체뿐만 아니라 국가가 고위험 음주를 줄이고 지역 내 주민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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