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공노, 시의회 인식도 발표…"행정 고유 업무 개입 근절해야"
(원주=연합뉴스) 임보연 기자 = 원주시청 공무원들은 원주시의회의 주요 기능을 '행정기관 견제'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의원들의 '개별 사업에 대한 지나친 개입'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시청공무원노동조합(원공노)이 14일 발표한 '원주시의회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의회와 시의 관계가 적절치 않다는 응답 비율이 65%에 이르며, 그 이유로 개별사업에 대한 의원 개입(5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4년 전 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로, 시의회의 기능에 대한 공무원의 인식과 실제 작동 방식에 차이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공노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시의회 주요 기능에 대한 인식 차이는 대화와 이해를 통해 조정할 수 있지만, 행정기관 고유 업무인 개별 사업에 지나친 개입은 반드시 근절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의회는 시의 업무에 대해 견제 권한을 가질 뿐 수행하는 것은 행정기관의 몫이라며 시의원들이 개별사업에 개입해 업체 선정이나 사업수행에 결정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실제로 한 시의원이 지나친 사업 개입으로 직권남용 수사를 받기도 한 만큼 다시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공무원들은 또 시의회로부터 충분히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
응답자의 32%가 최근 3년 이내 지방의회 의원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나 압력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4년 전 21%보다도 높은 수치로 시의원들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졌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언행', '부서 업무가 아닌 것에 대한 이해 없이 민원 해결 요구', '지인 업체 거래 요구', '사적인 자리에서 술값 전가', '사업 업체 선정 압박', '과도한 의전 및 자료 제출 요구', '반말과 하대', '법적으로 안 되는 것 요구' 등을 성토했다.
4년 전과 달리 불편하다는 의견을 많이 낸 과도한 자료 제출 요구는 행정 낭비로 이어지고, 안건 없는 질문은 행정 신뢰를 해칠 수 있는 부분이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공노는 또 시의회와 시는 상호 존중과 이해로 시민들의 삶 향상에 기능해야 하지만 설문 결과를 보면 양 기관의 관계가 상당히 왜곡돼 있어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제대로 기능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왜곡된 관계 원인 중 하나로 시의회가 견제받지 않는 환경에 있기 때문이라며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는 감각이 시의회에 있다면 공무원을 대하는 태도가 강압적이거나 고압적일 수 없고, 술자리에서 술값을 전가하거나 개별사업에 지인 업체를 끌어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공노는 설문 결과를 각 정당에 전달하고, 내년 지방선거 때 개인 민원으로 공무원을 괴롭히는 시의원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일꾼을 추천하는 등 정당 차원에서 책임감을 가져 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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