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5년 ③] 현대차그룹, 자동차 넘어 '모빌리티 제국'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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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5년 ③] 현대차그룹, 자동차 넘어 '모빌리티 제국'으로 진화

프라임경제 2025-10-14 13:31: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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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25년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은 더 이상 자동차 제조사로 불리지 않는다. 로보틱스, 수소, 소프트웨어, AAM(Advanced Air Mobility, 미래 항공 모빌리티) 그리고 브랜드 철학에 이르기까지 인류 이동의 패러다임을 재설계하는 기업으로 진화했다.

정의선 회장은 "자동차는 이동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공간이다"라고 강조한다. 그 철학 아래 현대차그룹은 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글로벌 프런티어(Frontier)'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로보틱스' 인간의 한계를 확장하다

현대차그룹이 그리는 미래의 첫 번째 축은 로보틱스다. 정의선 회장은 "로봇은 인간의 동반자이자 미래 이동의 새로운 형태"라고 말한다. 그는 2018년 로보틱스랩을 신설하고, 2021년 세계적 로봇 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11억달러 규모의 이 투자는 단순한 M&A가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 밸류체인 확장의 신호탄이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에 연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을 신설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 4족 보행로봇 스팟(Spot), 물류로봇 스트레치(Stretch) 등 다양한 라인업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아틀라스가 연구원들의 방해에도 스스로 판단해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 ⓒ 보스턴다이나믹스 유튜브 채널

이미 현대차그룹은 근골격계 부담이 큰 산업 근로자를 위한 착용형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를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또 올해 연말에는 소형 모빌리티 로봇 플랫폼 모베드(MobED)의 양산형 모델을 공개하고, 딜리버리 로봇과 전기차 충전 로봇 등 상용화 제품군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현대차그룹은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혁신적인 스마트 제조 환경 구현도 선도하고 있다. 첨단 제조시설 HMGICS(현대차그룹 싱가포르 혁신센터)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해 HMGMA와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 기아 화성 EVO Plant 등 주요 생산 거점에 로보틱스 및 인공지능(AI) 기술을 융합함으로써 근로자와 로봇이 협업하는 인간 중심 근무환경을 조성해 나가고 있다.

◆지속가능 미래  '수소' ·고객 중심 모빌리티 'PBV'

현대차그룹은 지속가능성의 또 다른 축으로 '수소'를 꼽는다. 정의선 회장은 "수소 에너지로의 전환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일"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수소생태계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초의 수소 비즈니스 브랜드 HTWO를 출범시켰다. HTWO는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운송·활용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이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부터 정의선 회장이 공동 의장을 맡은 글로벌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를 중심으로 국경을 초월한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현재는 장재훈 부회장이 공동 의장직을 이어받아 세계 수소산업의 표준화를 이끌고 있다.

더 뉴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및 개선된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전시된 모습. ⓒ 현대자동차

구체적으로 △한·중 수소 선도 도시와 수소 산업 협의체 구성 △한·일 의원연맹의 수소 협력 네트워크 참여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기술 협력 등 국경과 산업의 경계를 초월한 협력으로 수소 사회 실현을 앞당기고 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탈탄소 사회로의 실질적 이행을 선도하는 행보를 이어가는 등 자동차를 넘어 수소 사회 자체를 구현하는 기업으로 진화했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 세 번째 축은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모빌리티)'다. PBV는 고객의 목적에 맞춰 차량을 자유롭게 개조·활용할 수 있는 개념으로,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이동의 개인화'를 상징한다.

PBV 대표 모델인 기아 PV5는 블록처럼 조립 가능한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Flexible Body System)'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물류 △비즈니스 △레저 △서비스 등 16종 이상의 바디 변형이 가능하다.

더 기아 PV5에 적용된 E-GMP.S 플랫폼 전시물. ⓒ 기아

기아는 이를 기반으로 PBV 전용공장 화성 EVO Plant와 고객 맞춤형 개조 시설인 PBV 컨버전 센터를 구축했다. 소량 다품종 생산 체계와 고객 맞춤형 주문 방식이 결합된 PBV 산업은 향후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는다.

정의선 회장은 "PBV는 제조 중심의 자동차산업을 서비스 중심의 모빌리티 생태계로 전환시키는 핵심 축"이라고 강조한다.

◆자동차 두뇌 바꿀 'SDV'·하늘과 지상 잇는 'AAM'

네 번째 미래 전략은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다. 정의선 회장은 "자동차는 더 이상 이동수단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정의하는 경험의 공간"이라 말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 브랜드 플레오스(Pleos)를 공개했다. 이 브랜드 아래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비히클 OS(Pleos Vehicle OS, 운영체제) △플레오스 앱마켓이 통합돼 차량의 모든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제어하는 풀스택(Full Stack) SDV 구조를 완성했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3분기에 SDV 실증 테스트 차량인 페이스카(Pace Car)를 제작하고, 2027년부터 레벨 2+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차에 순차 적용할 계획이다.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 ⓒ 포티투닷

SDV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엔드 투 엔드 딥러닝 모델 기반의 Atria(아트리아) AI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42dot 및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과 해당 기술 구현을 위해 적극 협력하고 있다. 또 웨이모(Waymo)와 같은 글로벌 자율주행 서비스 업체에 차량 플랫폼을 공급하는 파운드리 사업도 확대 중이다.

마지막으로 현대차그룹은 하늘 길에서도 앞서가고 있는 중이다. 2021년 설립된 AAM(Advanced Air Mobility) 전문 법인 슈퍼널(Supernal)은 '지속가능한 항공 이동 생태계'를 목표로 한다.

슈퍼널은 전기 기반 수직이착륙기(eVTOL) 개발을 진행 중이며,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글로벌 항공 인프라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슈퍼널을 통해 지상-항공 통합 모빌리티 네트워크를 구현, 인류의 이동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하려 하고 있다.

◆헤리티지와 브랜드 DNA, 혁신과 전통 공존

정의선 회장은 기술 혁신 못지않게 '헤리티지와 브랜드 정체성'을 중시한다. 그는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을 직접 주도하며 "새로움을 만들되, 과거를 이해해야 미래를 그릴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철학 아래 현대차그룹은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해왔다. 현대차는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IONIQ)을 통해 전동화 대중화를 이끌고, 고성능 N 브랜드를 중심으로 도전과 퍼포먼스의 DNA를 확장했다. WRC 2년 연속 제조사 부문 종합 우승, 뉘르부르크링 24시 5년 연속 TCR 클래스 우승 그리고 아이오닉 5 N·아이오닉 6 N 출시 등은 "전동화 시대에도 고성능은 현대의 영역"임을 입증했다.

기아는 2021년 새로운 로고와 사명으로 전면 리브랜딩하며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났다. PLAN S 전략 이후 PBV, 픽업트럭 타스만 등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하고 있다. 인터브랜드 발표에 따르면 기아의 2024년 브랜드 가치는 81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 WRC 그리스 랠리에서 질주하는 현대 월드랠리 팀의 i20 N Rally1 경주차. ⓒ 현대자동차

또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은 제네시스는 럭셔리 브랜드로서 단기간에 글로벌시장에 안착했다. 정의선 회장이 브랜드 출범 전 과정을 진두지휘한 제네시스는 품질과 디자인 경쟁력 등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판매량이 2019년 7만7135대에서 2024년 22만9532대로 크게 증가했다.

더불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과 PGA 투어 후원, 글로벌 문화예술 파트너십(美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을 통해 '한국적 럭셔리'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인터브랜드는 현대차와 기아를 2024년 '가장 급성장한 브랜드(Fastest Risers)'로 선정했다. 가장 급성장한 브랜드는 인터브랜드 선정 글로벌 100대 브랜드 중 직전년도 대비 브랜드 가치 상승률이 가장 높은 15개 브랜드를 의미한다. 경영혁신, 브랜드 전략, 시장 트렌드 적응력, 고객소통 등 다양한 측면에서 브랜드 경영의 모범 사례로 꼽힌 브랜드들이다.

즉, 단순한 마케팅 성과가 아니라 현대차그룹의 헤리티지·혁신·브랜드 철학이 동시에 통했다는 증거다.

◆자동차 기업에서 모빌리티 문명 기업으로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톱 티어(Top Tier) 기업으로서 각국의 보호무역 강화, 전기차 수요 둔화, 신사업 초기 수익성 문제 등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그룹은 이를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 △시장별 맞춤형 생산·판매 전략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 등 탄력적 경영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로보틱스 △SDV △AAM 등 신사업의 초기 투자 회수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각 분야 핵심 인재를 적극 영입하고 외부 파트너십을 확대해 수익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혁신은 인류를 지향해야 하며, 진정한 진보는 사람의 삶을 향상시킬 때 의미가 있다." 정의선 회장의 이 발언은 현대차그룹의 모든 미래 비전의 근본 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차그룹의 지난 5년은 산업의 변곡점을 상징한다. 로보틱스와 수소, PBV와 SDV, AAM을 축으로 '인류 이동의 전 생애 주기'를 아우르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단순한 사업 다각화가 아니라 미래 산업 문법 자체를 새로 쓰는 시도다. 헤리티지에서 브랜드로, 기술에서 철학으로. 정의선 체제의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기업을 넘어 모빌리티 문명 기업으로 도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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