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도서관 역할은…김희섭 관장 "새 변화 읽는 '지식의 나침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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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도서관 역할은…김희섭 관장 "새 변화 읽는 '지식의 나침반'"

연합뉴스 2025-10-14 12:00: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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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80주년 맞은 국립중앙도서관…"책·도서관 사라지지 않아"

"웹툰·웹소설 등 디지털 자료 '주민번호' 관리 중요…토대 마련돼야"

보존서고 포화율 94.5% '한계'…"국가문헌보존관 건립은 핵심 과제"

김희섭 국립중앙도서관장 김희섭 국립중앙도서관장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김희섭 국립중앙도서관장이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0.14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금붕어보다 못한 인간의 집중력에 대한 충격적인 실태 보고와 초 단위 집중력을 치유하는 해법을 시의적절하게 조언한 책'.

디지털 탁자 위에 책 한 권을 올려두자 화면 위로 이내 문장이 나타났다.

화면을 몇 차례 조작하자 책을 소개하는 영상이 나왔고, 주요한 부분을 마치 '나침반'처럼 알려줬다. 다른 책을 함께 놓으니 두 책의 주제, 내용을 정리한 표가 등장했다.

뇌과학을 다룬 책 '8초 인류'(미래의창)를 이해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몇 분.

국립중앙도서관이 올해 3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인공지능(AI) 실감 서재'의 모습이다. 이처럼 책을 읽지 않아도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는 시대, 도서관은 꼭 필요할까.

국립중앙도서관 AI 실감 서재 국립중앙도서관 AI 실감 서재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의 인공지능(AI) 실감 서재 모습. 사서 추천 도서 56권을 대상으로 한 줄 브리핑, 읽기 나침반, 멀티미디어 콘텐츠 등 '북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5.10.14
yes@yna.co.kr

김희섭 국립중앙도서관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AI가 일상에서 점점 더 자연스럽게 사용되는 지금이야말로 도서관의 가치가 더욱 분명해지는 시기"라고 확신했다.

최근 서울 서초구 도서관 본관에서 만난 김 관장은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보관하는 곳이 아니라 윤리적 가이드 제공자이자 정보 큐레이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관장은 디지털 정보기술(IT)과 도서관 업무를 섭렵한 전문가다.

한글 정보검색 관련 특허를 보유한 그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기술원을 거쳐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디지털도서관과 정보처리 분야를 연구하다 지난해 6월 도서관장에 임명됐다.

국립중앙도서관 AI 실감 서재 활용 모습 국립중앙도서관 AI 실감 서재 활용 모습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의 인공지능(AI) 실감 서재 모습. 사서 추천 도서 56권을 대상으로 한 줄 브리핑, 읽기 나침반, 멀티미디어 콘텐츠 등 '북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5.10.14
yes@yna.co.kr

김 관장은 "AI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다양한 학습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러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기관으로는 도서관이 가장 적임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도서관은 역사적 기록부터 최신 디지털 자료까지 인류의 지식 자산을 장기적으로 보존하는 유일한 기관"이라며 "책과 도서관은 결코 사라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 개관 80주년을 맞은 도서관이 주력하는 분야도 AI다.

도서관은 AI를 비롯한 신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국내외 사례를 다루는 지식 큐레이션 자료 '라이브러리 플러스(+)'를 최근 창간했다.

이와 함께 이용자들이 원하는 책을 쉽게 검색하고, 독서 활동을 분석해 개개인에게 맞는 책을 추천해주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인터뷰하는 김희섭 관장 인터뷰하는 김희섭 관장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김희섭 국립중앙도서관장이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0.14
mjkang@yna.co.kr

김 관장은 "도서관의 검색 서비스는 AI 기반 지능형 서비스로 한 단계 발전해야 한다"며 "약 1천460만책에 달하는 소장 자료를 학습한 특화 언어 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덧 취임 2년 차에 접어든 김 관장은 "할 일이 많다"며 웃음 지었다.

그는 "국가 대표 도서관에서 일한다는 자부심도 크지만, 책임감도 크다"며 "새로운 환경과 제도에서 배우고 적응해야 할 것이 많다는 점을 느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1980년대 후반 석사 논문에서 연구했던 초기 AI 분야가 오늘날 거의 전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도서관 현장에 어떻게 도입할지 고민하는 일이 즐겁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도서관 '라이브러리+' 국립중앙도서관 '라이브러리+'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 관장은 오늘날 보편화된 디지털 자료 수집 및 관리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웹툰, 웹소설과 같은 디지털 자료를 식별하기 위한 웹콘텐츠 UCI(Universal Content Identifier·국가표준식별체계) 등록관리제도의 필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디지털 환경에서 일종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해 언제, 어디서든 같은 자료를 찾을 수 있도록 해 주는 기능입니다. 제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한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그는 역량 있는 인재를 키우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인터뷰하는 김희섭 관장 인터뷰하는 김희섭 관장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김희섭 국립중앙도서관장이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0.14
mjkang@yna.co.kr

김 관장은 '국가문헌보존관'(가칭) 건립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도서관은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국제방송센터를 재활용해 소장 자료를 보관하고, 보존 처리와 디지털화 업무를 맡을 공간으로 쓰고자 했으나 사업은 다소 늦춰진 상태다.

그 사이 보존서고의 포화율은 2022년 89.27%에서 지난해 94.5%까지 올랐다. 현 추세라면 2026년에는 98.13%, 2027년에는 101.24%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대책이 필요하다.

김 관장은 "설계 과정에서 사업비 증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와 타당성 재조사, 총사업비 변경 등 절차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소 늦어진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김희섭 국립중앙도서관장 김희섭 국립중앙도서관장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김희섭 국립중앙도서관장이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0.14
mjkang@yna.co.kr

일단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시설·설계비 16억원을 포함해 28억원이 반영돼 있다. 보존관은 설계 용역, 소유권 이전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2028년 문을 열 전망이다.

김 관장은 "국가문헌보존관은 디지털 자원의 장기 보존과 안정적인 자료 백업을 책임질 국가지식데이터센터로서 반드시 추진해야 할 핵심 과제"라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도서관이 80년 역사를 딛고 앞으로도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도서관은 책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면서 새로운 상상을 펼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곳입니다. 미래를 여는 지식의 길로 나아가겠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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