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이 우주 초기에서 '다크스타(dark star)'로 불리는 가설 속 천체의 흔적을 포착했다. 이 발견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암흑물질의 정체와 초거대 블랙홀의 기원을 설명할 새로운 단서가 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미국 콜게이트대, 펜실베이니아대,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공동연구팀이 수행했으며, 국제학술지 'PNAS(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됐다.
'다크스타'는 이름과 달리 어둡지 않다. 스스로 빛을 내지만, 그 에너지원이 다르다. 태양처럼 핵융합으로 빛을 내는 대신, 내부에서 상호작용하는 암흑물질 입자가 서로 소멸하며 방출하는 에너지로 존재를 유지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코스민 일리에(Cosmin Ilie) 콜게이트대 교수는 "초거대 다크스타는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구름이 내부 암흑물질의 미세한 소멸 에너지에 의해 중력 붕괴를 막으며 존재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 JWST, 다크스타의 '스모킹 건' 포착 가능성
연구팀은 지금까지 관측된 가장 먼 천체 4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모두 다크스타 모형과 부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중 하나는 1,640옹스트롬(Å) 파장에서 단일 이온화 헬륨(He II)의 흡수선을 보였는데, 이는 다크스타의 존재를 암시하는 대표적 스펙트럼으로 꼽힌다.
이러한 신호는 별 내부의 물리 조건을 반영하기 때문에, '암흑물질이 태운 별'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일리에 교수는 "신호 대 잡음비가 높지는 않지만, 다크스타의 실존을 암시하는 첫 '스모킹 건(smoking gun)'이라 할 만하다"며 "이번 관측은 암흑물질 연구의 방향을 새롭게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은하인가, 아니면 암흑물질이 태운 별인가
JWST는 2021년 가동 이후 인류가 본 적 없는 우주의 가장 초기 시대를 비추어왔다. 그 과정에서, 우주 나이로는 형성되기엔 너무 이른 시점에 이미 거대 은하로 보이는 천체들이 다수 발견됐다.
이에 일부 천체물리학자들은 "이들은 사실 은하가 아니라 질량이 태양의 백만 배에 달하는 초거대 다크스타일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해왔다.
연구팀이 관찰한 네 개의 후보 천체 중 하나는 점광원 형태를 띠었고, 나머지 세 개는 약간 퍼져 있었다. 이는 이들이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진 이온화된 성운에 둘러싸인 다크스타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연구팀은 이 천체들이 초기 은하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렇게 본다면, 이토록 이른 시기에 이미 거대한 은하가 형성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다크스타 가설은 이 난제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다크스타가 붕괴할 때 초거대 블랙홀의 '씨앗'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주 초기에 이미 거대한 블랙홀이 존재했던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유력한 시나리오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JWST의 후속 관측을 통해 이 미지의 천체들이 실제 다크스타인지, 혹은 새로운 유형의 은하인지 검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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