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스리백 전환 후 손흥민을 활용한 공격루트가 통하지 않으면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에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손흥민에게 편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조합을 만들어가는 게 파라과이전의 과제다.
한국은 14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와 국가대표 평가전을 갖는다. 앞선 10일 브라질에 0-5로 패배한 한국은 파라과이전 승리를 통해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파라과이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팀이며, 확률이 높진 않지만 본선에서 조우할 가능성도 있다. 이겨야 남미 팀 상대 승리 경험이 쌓인다. 또한 파라과이전 승리로 FIFA 랭킹을 방어해야 다가오는 월드컵 조추첨 2번 포트를 유지할 수 있다.
경기력 측면에서 과제는 최근 편중된 공격루트를 다변화하는 것이다. 한국은 7월 국내파 위주로 스리백을 본격 테스트하기 시작해 9월부터는 유럽파를 총출동시킨 경기에서도 3-4-2-1 대형을 시험했다. 9월에 미국을 잡고 멕시코와 비기며 결과는 좋았지만 경기 운영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었고, 브라질전 대패 역시 결과뿐 아니라 내용도 문제였다.
공격 측면에서는 스리백 전환 후 3경기에서 4골을 넣었는데 그 중 손흥민이 2골 1도움을 기록했다는 게 눈에 띈다. 손흥민의 득점 관여도가 높은 것 자체는 기량을 감안할 때 자연스러운 일로 볼 수 있지만, 문제는 손흥민을 활용하지 않는 대목에서 공격과정 자체가 답답해지는 모습이었다. 3-4-2-1 대형에는 전문 윙어가 없기 때문에 공격자원 중 누군가나 윙백이 측면을 적극 공략해줘야 한다. 이 임무까지 손흥민이 자주 수행하면서 공격수, 공격형 미드필더, 윙어까지 1인 3역을 수행했다.
새로 도입한 전술에 잘 맞는 선수 황희찬을 테스트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 9월 소집 배제에 이어 이번에는 가벼운 부상을 당하면서 파라과이전까지 결장할 것이 유력하다. 대신 한국이 갖고 있는 중원 및 2선 조합을 다르게 구성해 보고, 윙백들에게 한층 공격적인 임무를 맡기는 등의 방법으로 개선안을 모색할 수 있다.
스타일상 현재 소집된 선수 중 3-4-2-1 대형에서 활로를 만들어주기 가장 적합한 선수는 엄지성이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어를 모두 맡을 수 있고 전방압박과 먼 거리 공 운반이 모두 가능한 선수가 좋은데, 엄지성이 모든 조건에 부합한다. 엄지성의 개인적인 파괴력이 대표팀 주전 자리를 노리기에는 아직 부족하지만 다른 나라를 봐도 소속팀보다 대표팀에서 더 활약하는 선수는 얼마든지 있다. 기용하고 시험할 필요성이 충분하다.
그밖에 그동안 이강인의 로테이션 멤버로만 쓰인 이동경을 좀 더 세컨드 스트라이커처럼 기용하는 방안, 오현규의 최전방 선발과 손흥민의 2선 기용 등으로 변주를 줄 수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