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웰빙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식물성 대체육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식물성 대체육은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족들에게 각광받는다. 또한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나 도축과 같은 문제로부터 자유로워 윤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들의 트렌드에 부응한다. 식물성 대체육 시장의 현황과 최신 동향 등을 살펴본다.[편집자주]
콩으로 만든 고기, 버섯을 활용한 고기 등 '식물성 단백질 대체식품'(식물성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환경이나 식량안보 차원에서 주목받던 식물성 대체육이 최근에는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는 추세다. 소비자들은 포화지방이나 콜레스테롤 부담이 적고 항생제·호르몬제 사용 우려도 적은 식물성 대체육에 눈길을 보낸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식품시장에서 식물성 대체육 비중은 2020년 기준 2%이며 연평균 6%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은 2015년 이후 매년 15% 이상 성장 중이다. 국내 채식 인구가 150만명 안팎으로 잠정 추산되므로, 이같은 성장세는 식물성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보편적 소비자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식물성 대체육이란 주로 콩 단백질을 원료로 모양과 식감을 고기와 유사하게 만든 식품이다.
식물성 원료로 제조되므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90%까지 감소시킨다. 동물 복지와 환경 보호,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채식·비건 인구가 증가하면서 육류를 대신할 수 있는 비건 식품과 식물성 대체육 시장이 커지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는 식물성 대체육 시장의 형성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농심태경은 지난 4~8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식품박람회 '아누가(ANUGA) 2025'에 참가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을 소개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주제로 내세운 '아누가 2025'에서는 대체식품 코너가 관람객을 가장 처음 맞이하는 전시 1홀에 배치돼, 전세계적인 식물성 대체육 열풍을 입증했다. 올해 아누가에는 약 90개의 글로벌 대체식품 브랜드가 최신 제품을 선보이며 자사 기술력을 자랑했다.
국내 식품업계들은 일찌감치 대응에 나섰다.
대상은 2022년 식품연구소에 전문팀을 구성하고 식물성 대체육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채널별로 적합한 제품 개발을 하고 있다. 현재 운영하는 국내 급식용 메뉴 '식물성 함박스테이크'와 전용 '식물성 함박스테이크 소스'는 물론, 향후 식물성 단백질 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급식용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7월 시중에 유통 중인 비건(Vegan) 식품과 식물성 대체육 성분을 분석한 영양 정보를 제공할 방침을 밝혔다.
장흥군버섯산업연구원은 지난 6월 지역 특산물 원목표고버섯을 활용한 대체육 판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식품업계의 신제품 출시도 활발하다.
풀무원식품은 지난달 24일 식물성 원료만 사용해 만든 '풀무원지구식단 두유퐁당 콘핫도그' 2종(자색고구마·노란단호박)을 선보였다. 우유, 달걀, 고기를 사용하지 않은 '3 FREE' 콘셉트로, 핫도그 외피는 두유로 반죽해 담백하고 고소하며, 핫도그의 핵심인 소시지는 식물성 식이섬유에 옥수수를 넣은 '식물성 콘소시지'로 새로 개발해 사용했다.
풀무원지구식단은 지난해 식물성 미니케이크 '두유퐁당 시퐁케이크' 2종(초코·레몬)을 출시한 바 있다. 시퐁케이크는 우유, 달걀을 넣지 않은 '2 FREE' 콘셉트로, 개당 120kcal 내외로 열량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풀무원 관계자는 "해당 신제품들은 아이들의 간식은 물론, 학교 급식 채식 메뉴에도 적합하다"며 "우유, 달걀 등의 섭취에 민감한 아이들도 건강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풀무원은 앞서 2021년에는 콩 추출 소재로 만든 식물성 대체육을 넣은 소스인 가정간편식(HMR) '식물성 직화불고기 덮밥소스' 2종을 출시한 바 있다.
동원F&B는 2018년 말 식물성 대체육 미국 브랜드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2019년부터 식물성 고기 패티 '비욘드버거'를 선보이기도 했다. '비욘드미트'는 콩과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100% 식물성 대체육 제품이다.
한편 글로벌 식품시장은 식물성 대체육의 등장이 가져올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규준을 확립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식물성 대체육에 '버거' '스테이크' '소시지' 등의 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한다. 미국 미주리주는 육류광고법에서 대체육에 대해 '고기'(meat)라는 용어를 금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마땅한 기준이 없다"며 "기존 시장의 혼란과 분쟁을 최소화하고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면 식품 용어의 정의 및 규제를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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