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세계 3대 제약 시장인 일본의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CD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 재팬 2025'를 찾아 일본 파트너사들과의 접점을 강화했다.
글로벌 CDMO 시장 전체는 약 160조원 규모로, 이중 일본은 약 11%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본 CDMO 시장은 지난 2023년 약 17조6600억원에서 2030년에는 약 28조원 규모로 연평균 약 6.8%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게 업계의 예상이다.
현재 일본 CDMO 시장은 다케다, 후지필름 다이오시스템즈, AGC바이올로직스 등 일부 대형 기업 중심으로 형성돼 있지만 생산 규모보다 기술 전문성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일본 내 자체 생산 설비가 부족한 중견 제약사들이 외주 의존도를 높이고 있어 해외 CDMO의 진입 여지가 확대되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재팬 현장에서 일본 제약·바이오 톱10 기업 중 4곳과 이미 계약을 체결했고, 나머지 1곳과도 막바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글로벌 톱 20~ 40개 제약사를 대상으로 수주 활동을 넓히기 위해 일본 제약사들과 협력을 통해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략이다. 특히 일본이 강점을 가진 항체-약물 접합체(ADC) 및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분야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초부터 일본 도쿄에 영업사무소를 개소하고, 일본 고객사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일본의 비즈니스 문화에 정통한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시차 없는 지리적 인접성을 활용해 대면 영업을 강화 중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바이오 재팬 2025'에 전시장 내 단독 부스 규모를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키우며 일본 시장 홍보를 강화했다. 인천 송도에 건립 중인 바이오 캠퍼스 1공장의 조감도를 공개하며, 선제적으로 가동 중인 미국 시러큐스 생산시설과의 '듀얼 사이트'인 이중 거점의 이점을 강조했다.
바이오 재팬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일본 요코하마 퍼시피코 행사장에서 진행됐다. 올해 행사에는 1200개 이상 업체가 참가해 2만㎡ 규모 전시장에 부스를 꾸렸다. 행사장을 찾은 업계 관계자는 약 2만명에 달한다.
한국 CDMO 기업들은 글로벌 규제 대응 경험과 대규모 생산시설,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기반으로 일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mRNA, 세포·유전자치료제, ADC 등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공정에 대한 생산 역량이 빠르게 확대되는 것도 한국 기업들의 강점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미국과 유럽에 이어 세계 3위 시장으로 높은 의료 기준과 혁신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제조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라며 “일본의 기술력과 한국의 제조 역량이 결합될 경우 바이오 시장 전체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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