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전국 의과대학 교수의 70% 이상이 "의정 갈등으로 연구 시간과 논문 투고 건수가 줄었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학민국의학한림원은 전국 의과대학 교수 743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일부를 13일 공개했다.
조사에 참여한 교수들의 73.4%는 '(의정 갈등으로) 2023년 대비 지난해 주당 평균 연구 시간이 감소했다'고 답했으며, 72.0%는 '실제로 논문 투고 수가 줄었다'고 했다. '진행 중이던 연구 과제가 중단되거나 연기됐다'는 비율은 46.7%에 이르렀다.
한림원은 연구 성과의 양적 지표뿐 아니라 질적 지표도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80.5%는 연구 동기가 감소했다고 답했으며 82.6%는 연구 몰입도가, 81.6%는 연구 효율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의 질이 하락했다는 답변율은 72.8%였다.
교수들의 41.0%는 이같이 저하된 연구의 질이 회복되는 데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봤다. 26.3%는 '회복이 어렵다'고 비관적으로 답했으며 '즉시 회복이 가능하다'고 답한 비율은 3.1%에 불과했다.
연구 활동 저해 요인으로는 '업무 과중'이 75.0%로 가장 많이 꼽혔고 '심리적 요인'이라는 답변도 65.5%를 차지했다.
연구의 양적·질적 회복을 위한 지원 요구로는 ▲연구비 지원 안정성·집행 유연성 확보 ▲연구 기간·시간 보장 ▲연구행정 부담 완화·절차 간소화 ▲연구보조 인력 지원 등이 나왔다.
한림원은 내달 자세한 실태조사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한림원 관계자는 "핵심 지표들이 동시에 악화한 것은 의정 갈등이 의학 연구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보여 준다"며 "연구 활동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정부와 대학의 긴밀한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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