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범용 D램 가격 급등과 HBM(고대역폭메모리) 출하량 확대에 힘입어 올해 3분기 대형 실적이 예고된다. 최근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장이 본격화되면서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평택 공장 전경. ⓒ 삼성전자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4일 올해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고, SK하이닉스는 이달 말에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10조1419억원이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사업부가 3분기에 5조∼6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HBM 주요 고객사 인증 확보 및 믹스(Mix) 개선과 메모리 가격 상승세로 반도체(DS) 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미 반도체 업체 AMD의 AI 가속기 MI350에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아직 AMD가 오픈AI에 납품을 시작하는 MI450의 HBM 공급사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업계는 AMD가 삼성전자에서 HBM을 공급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류영화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HBM의 주요 고객사인 AMD가 오픈AI와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계약을 진행했고, 2026년 하반기부터 MI450의 본격적인 공급이 예정돼 있다"며 "부진했던 HBM 출하량은 AMD를 포함해 다양한 고객사 확보로 2026년 DRAM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범용 D램의 가격 상승도 실적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HBM 수요가 늘어나면서 메모리 기업들이 HBM 투자를 확대해 범용 D램 공급이 줄어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보다 10.5% 증가한 6.3달러로 집계됐다. DDR4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6달러를 넘어선 건 2019년 1월 이후 6년 8개월 만이다.
SK하이닉스 HBM4.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도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가 모인다.
에프엔가이드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9142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창립 이래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이같은 실적 호조는 HBM 출하량 확대 덕분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계속 HBM을 공급하면서 올 2분기 매출 22조2320억원, 영업이익 9조2129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빅테크들을 중심으로 AI 서버, 데이터센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면서 HBM의 출하량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HBM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는 AI 가속기를 개발하는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5%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HBM 시장에서 올 2분기 기준 SK하이닉스 점유율은 62%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AI 시대 가속화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아마존 등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를 경쟁적으로 확장하면서 서버 수요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반면, 메모리 공급사들은 지난 2년간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했기 때문에 단기간에 공급을 증가시키기 어렵다"며 "2027년까지 역대 최장 기간의 메모리 업 사이클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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