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2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2.50%)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선 데다 미·중 관세 갈등, 환율 급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당장 금리 인하에 나서기엔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다. 시장에서는 이달뿐 아니라 11월 금통위에서도 인하 전환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주간 상승률은 9월 8일 0.09%에서 9월 29일 0.27%로 세 배가량 커졌다. 한강벨트 핵심 지역뿐 아니라 외곽 단지로까지 상승세가 확산되며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 기준 9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768건으로, 전월(4,193건)보다 37.6% 증가했다. 거래 신고 기한이 남아 있어 최종 수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은은 정부가 예고한 추가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효과를 확인한 뒤 인하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은은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주택가격이 급등할 경우 "금리 인하보다는 거시건전성 강화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외 변수도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섰다. APEC 정상회의를 앞둔 기선잡기 성격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관세전쟁 재점화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된 점도 부담이다. 당초 15일 예정됐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금통위 이후인 24일로 연기됐다. 물가 흐름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가운데 회의가 열리는 셈이다.
환율 급등도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에 제약 요인이다. 추석 연휴 직후 원·달러 환율은 전주 대비 21.0원 오른 1,421.0원으로 마감하며 지난 4월 30일(1,421.0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1,43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셧다운 해제, 미·중 무역갈등 완화, 한미 투자협상 타결 등 완화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1,400원대 고환율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 같은 대내외 변수들을 고려하면 한은이 최소 연말까지는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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