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소방 구급대원이 추석 연휴에 뇌출혈 증상을 보인 태국인 여성을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3일 인천 남동소방서에 따르면 추석 다음 날인 지난 7일 저녁 소방 상황실에는 태국 국적 30대 여성 A씨가 두통을 호소한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 한국어가 서투른 A씨는 태국어로 머리가 아프다는 뜻의 "뿌앗후아"라는 말을 반복했다.
A씨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던 중 현장 출동대에 포함된 최강인(38) 소방사의 활약이 빛났다.
최 소방사는 태국인 배우자를 둔 데다 과거 태국에서 3년 이상 직장생활을 한 경험 덕분에 태국어가 유창해 직접 A씨를 문진할 수 있었다.
A씨는 최 소방사에게 태국어로 "처음 겪는 강한 두통이 왼쪽 머리에서 시작됐고 생각하는 대로 말이 잘 안 나온다"며 "혀에 통증과 함께 미각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자신의 상태를 설명했다.
최 소방사는 A씨의 증상과 매우 높은 혈압(수축기 197·이완기 133mmHg 이상)을 토대로 뇌출혈 응급상황으로 판단하고 A씨를 즉각 상급종합병원인 인하대병원으로 옮겼다.
최 소방사는 이송 이후에도 병원에 남아 통역을 지원하면서 의료진의 원활한 진료를 돕기도 했다.
A씨는 구급대원들의 예상대로 뇌출혈 진단에 따른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소방사는 "가족과 태국 근무 경험 덕분에 태국어로 소통하면서 환자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며 "현장에서 다문화 대응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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