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양우혁 기자】HD현대가 미국 조선 시장 진출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조선소 인수나 지분 매입, 직접 건립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가운데 향후 전략은 한·미 관세 협상과 미국 내 규제 완화 흐름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 현지 조선소 지분 매입과 인수, 직접 건립 등 여러 방안을 동시에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는 올해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기술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선박 전문 기업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 상선 공동건조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를 통해 미국 내 협력 기반을 넓힌 데 이어, 최근에는 현지 생산기지 확보를 본격적으로 모색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관련 자금은 HD현대가 미국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탈, 산업은행과 함께 추진 중인 ‘한·미 조선산업 공동투자 프로그램’을 통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HD현대가 선박 MRO(유지·보수·정비) 위탁이나 공동건조를 넘어, 현지에 직접 조선소를 건립할 경우 수조원대 대형 투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HD현대는 한미 관세 협상, 미국 규제 동향 등을 지켜보며 미국 진출 방식을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외국 기업의 미국 선박 시장 진입을 제한해온 존스법도 선결과제로 꼽힌다. 1920년 제정된 이 법은 미국 항구 간 화물 운송에 투입되는 선박은 현지에서 건조되고, 미국 국적을 지닌 선박이어야 하며, 소유주도 미국인이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최근 상·하원에서 폐지안을 포함한 개정 논의가 시작됐지만, 현지 조선업계의 반발로 진전은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동맹국 선박에 한해 예외 적용을 허용하는 ‘상선동맹국 파트너십법’이 지난 8월 대안으로 발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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