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구금' 활동가 "국민 덕 석방 감사…가자에 관심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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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구금' 활동가 "국민 덕 석방 감사…가자에 관심 부탁"

연합뉴스 2025-10-13 10:39: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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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려난 김아현씨 인터뷰 "불법·폭력적 체포…교도소서 나체 수색도"

나포 선박 탑승 한국인 김아현 활동가 나포 선박 탑승 한국인 김아현 활동가

[강정친구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율립 기자 = "정부와 국민이 애써주신 덕분에 빨리 석방될 수 있었고, 이에 굉장히 감사드립니다. 많은 걱정해주신 것은 알고 있지만 더 위험한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단 사실을 기억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구호 물품을 싣고 가자지구로 향하던 중 이스라엘에 구금됐다 풀려난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활동명 해초·27)씨는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국 정부와 국민에 감사를 전하며 가자지구를 향한 관심을 부탁했다.

'천 개의 매들린 함대' 소속 구호 선단에 탑승했던 김씨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 8일 오전 5시 40분께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뒤 현지 교도소에 수감됐다. 약 이틀 만인 지난 10일 자진 추방돼 현재 프랑스에 머무르고 있다.

나포 당시 김씨는 잠을 청하던 중이었다고 했다. 구금을 예상하고 동료 활동가들과 여러 상황을 준비했지만 현실은 예상과 달랐다.

김씨는 "언제든 나포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포된 지역이 해안선으로부터 먼 구역이었기 때문에 그날 밤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군인들이 배에 탑승했을 때는 몸이 저절로 떨릴 만큼 공포감을 느꼈다"고 했다.

나포 상황에서 김씨의 역할은 다가오는 군인의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전송한 뒤 휴대전화를 바다에 빠트리는 것이었다. 역할을 마치자마자 이스라엘 해군이 김씨가 탄 배에 탑승했고 그렇게 이스라엘의 한 교도소에 구금됐다.

김씨는 "손목을 묶고 눈을 가리고 폭력적으로 사람을 끌고 갔다"며 "반항하는 사람들이 구타당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스라엘에 구금됐던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왼쪽)씨 이스라엘에 구금됐던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왼쪽)씨

[김태완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팔레스타인 출신 테러리스트 등을 수용하는 시설로 알려진 케치오트 교도소에 구금된 김씨는 그곳을 '더럽고 심한 악취가 풍기는 곳'이라 묘사했다.

김씨는 "작은 간이침대가 7개 정도 들어가는 크기였던 걸로 기억한다"며 "화장실이 하나 있었고 비누나 휴지는 제공되지 않았다. 끝까지 마시는 물을 주지 않고 탭 워터(수도꼭지)에서 마시라고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낮과 밤에 군인들이 불쑥 찾아와서 저희를 아무 이유 없이 불러 세우거나 다시 돌려보내는 일들이 계속 있었다"며 "한번은 신체 수색으로 나체로 있어야 했는데 같이 있던 사람은 3번이나 그런 상황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김씨에게 가자지구로 향한 이유 등을 물었다고 한다. 다만 김씨는 "(군인들이) 실제로 왜 왔는지를 듣고 싶다기보다는 자신들이 이 '테러리스트들'을 구금하고 있다는 상황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교도소에서 제공한 음식을 거부하던 김씨는 현지 한국 대사관을 통해 겨우 물과 음식을 제공받을 수 있었고 이틀 뒤 풀려났다. 김씨는 "함께한 크루들이 아직 감옥에 있는 상태라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그는 "나포된 지역은 공해여서 이스라엘군이 저희를 납치할 수 없는 데다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의 땅이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영해라고 주장할 수도 없다"며 이스라엘의 구호 선박 나포와 구금이 불법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도적인 구호를 위해 왔을 뿐이라고 했는데도 저희를 테러리스트로 명명하고 테러리스트들의 감옥에 구금한 것도 완전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구금 국민 자진추방…튀르키예 통해 귀국길

10대 때부터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는 김씨는 활동가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밀양 송전탑 반대 시위 등 다양한 인권, 평화 운동에 참여해왔다고 한다. 지난 7월 가자지구로 향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뒤로는 유서까지 작성했다.

유서 내용을 묻자 김씨는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안부, 그리고 이 모든 항해는 스스로 선택한 것이고 제게 어떤 일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누군가의 탓이기보다는 이스라엘의 불법적인 행위들에 의한 결과라는 점을 명시해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에 위험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그런 곳에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참을 수 없는 어떤 용기를 갖게 된 것 같다"며 "죽더라도 의미 있는 죽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팔레스타인과 가자지구의 현실이 아닌 자신에게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자신이 왜 가자지구로 향하는 선택을 했는지에 관심과 이해를 부탁했다.

김씨는 "(한국에서) 큰 지지를 해주신다는 것을 전해 들었고 큰 감사를 느낀다"면서도 "휴전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가자지구의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끝까지 함께 해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2yulri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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