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덕질’이 창출하는 막대한 경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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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덕질’이 창출하는 막대한 경제 효과

이슈메이커 2025-10-13 09:34: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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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덕질’이 창출하는 막대한 경제 효과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그러한 문화 현상을 ‘팬덤(Fandom)’이라고 한다. ‘팬덤’은 문화적으로도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경제에도 막대한 힘을 발휘한다. 이를 바탕으로 산업적 가치가 창출되는 흐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팬더스트리’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Pixabay
ⓒPixabay

 

BTS의 거대한 성공 부른 팬덤, ‘아미’
강력한 ‘팬’ 소비는 일반 소비자와는 다르다. 이들은 커뮤니티를 이루고 좋아하는 대상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하며, 좋아하는 대상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변화시키는 데까지 참여한다. 과거 공동체의 역할에 머물던 것을 넘어 팬덤이 경제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팬덤의 규모가 커지면서 소속사와 아티스트들의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을 넘어 간접 참여형 사업에까지 나서면서 팬더스트리는 그 덩치를 점점 더 키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팬들은 능동적인 참여 주체의 지위를 얻게 되었다. 제품 구매만 하는 것이 아닌 콘텐츠를 창작하고 유통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주역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포브스는 “크리에이터가 곧 새로운 브랜드”라며, 크리에이터와 팬의 관계가 브랜드 충성도를 넘어 의미 있는 경제적 공동체로 변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에서 ‘팬덤 경제’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연 배우를 맡은 배용준이 일본에서 문화를 넘어 경제·산업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다. 이른바 ‘욘사마’ 열풍이었다. 이후 2010년대 들어 2세대 아이돌 그룹이 아시아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자 본격적으로 ‘팬더스트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동방신기, 빅뱅,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이 각자의 독자적 팬덤을 구축하며 대규모 투어와 콘서트가 기획되었고, SNS의 활성화로 팬들은 팬사이트나 갤러리를 운영해 콘텐츠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3세대 아이돌 시기에 접어들며 팬들은 자발적으로 데이터 수집가이자 편집자, 해석가의 역할을 맡았다. 특히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오르자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 글로벌 팬덤 ‘아미(ARMY)’에 초점이 맞춰졌다.

 

방탄소년단(BTS) 팬 커뮤니티 앱 ‘위버스(Weverse)’는 막대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위버스
방탄소년단(BTS) 팬 커뮤니티 앱 ‘위버스(Weverse)’는 막대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위버스


  BTS의 경우 데뷔 초 소속사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 보니 일찍부터 소셜 미디어로 눈을 돌렸다. 무대 밖 일상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한 결과 팬들은 ‘덕질’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는 팬들을 통해 재생산되며 글로벌로 알려질 수 있게 되었고, BTS가 국적을 초월한 세계적 팬을 거느리게 된 이유가 됐다.


  ‘아미’의 팬덤 경제는 센세이션 그 자체였다. 포브스는 2019년 BTS가 46억 5,000만 달러의 국내총생산(GDP) 창출 효과를 낳는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는 세계은행이 발표한 당시 한국의 명목 GDP의 0.2%에 해당하는 규모다. BTS가 빌보드 핫 100에 처음 올랐던 2020년 팬덤 경제의 시장 규모만 총 7조 9,000억 원으로 추정됐다. 소속사 하이브(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아티스트·음원·공연 등 1차 IP를 활용하는 데서 더 나아가 영상 콘텐츠 제작과 굿즈 판매, 캐릭터 산업, 팬 플랫폼 등을 기반으로 한 2차 IP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간접 참여형 매출을 통해 규모의 확장을 꾀했다.


  특히 BTS 팬 커뮤니티 앱 ‘위버스(Weverse)’는 2019년 매출액 317억 원에서 2020년 상반기에만 1,127억 원을 기록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전체 매출의 약 38.3%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팬덤 플랫폼을 통해 소속사는 아티스트와 팬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전략이 성공을 거두자 다양한 팬덤 플랫폼이 등장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음원은 물론 팬아트와 커버댄스, 챌린지, 밈 등 팬 생성 콘텐츠의 확산이 작품의 인기를 넘어 하나의 경제 현상으로 만들었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음원은 물론 팬아트와 커버댄스, 챌린지, 밈 등 팬 생성 콘텐츠의 확산이 작품의 인기를 넘어 하나의 경제 현상으로 만들었다. ⓒ넷플릭스

 

장기적 관점의 확장 전략 요구
트로트 가수 임영웅도 막대한 경제 효과를 창출하는 가수로 불린다. 그의 팬덤은 아이돌과 달리 중장년층이 주도한다. 콘서트나 축구 경기 시축 관람은 물론 그가 광고모델로 나선 제품이라면 뭐든 완판시킨다. 지난해 CGV는 임영웅의 전국 콘서트 실황 영화로 매출 100억여 원을 기록한 바 있다.


  국제적으로는 ‘스위프트노믹스’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유명하다. 스위프트의 지난해 투어 티켓 수익은 10억 달러로 대중문화 사상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투어만으로 미국 경제에 일으킨 효과가 57억 달러에 달한다. 그의 공연이 열리면 가장 먼저 항공편이 늘고, 공연장 주변 호텔과 식당 매출이 급상승하는 등 관광지도 들썩인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이 열리면 가장 먼저 항공편이 늘고, 공연장 주변 호텔과 식당 매출이 급상승하는 등 관광지도 들썩인다. ⓒ테일러 스위프트 X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이 열리면 가장 먼저 항공편이 늘고, 공연장 주변 호텔과 식당 매출이 급상승하는 등 관광지도 들썩인다. ⓒ테일러 스위프트 X


  강력한 팬덤을 통한 경제 활동은 연예인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다. 기업인은 물론 사람도 가리지 않는다.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SNS에 짤막하게 올려둔 문장에 도지코인의 주가가 올랐다가 내리기를 반복하고,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바일 정보기술(IT) 기기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자 업계에서 특정 브랜드에 충성도를 가진 팬덤이 형성되기도 했다.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주총회는 콘서트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참가자들이 버핏의 강연을 듣고, 운동화, 캔디, 목걸이, 속옷 등 버크셔해서웨이의 ‘굿즈’들을 사기 때문이다. 정치인도 마찬가지여서 지난해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로 나서면서 ‘디지털 포토 카드’를 판매한 바 있다. 판매가 99달러짜리 카드 75장을 사면 트럼프 만찬에 초대받을 수 있다는 조건이 붙으면서 열성 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확장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한다. 팬덤의 열기는 언제든지 식을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웹툰·드라마·게임, 공연 등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드는 IP 확장이 요구된다. 팬덤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효과적인 방법이어서다. 특히 팬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경험치와 몰입도를 높이는 방식이면 더 좋다.

 

전문가들은 이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확장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한다. ⓒPixabay
전문가들은 이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확장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한다. ⓒPixabay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다. 애니메이션 콘텐츠로는 이례적으로 빌보드 차트를 점령한 음원은 물론 팬아트와 커버댄스, 챌린지, 밈 등 팬 생성 콘텐츠의 확산이 작품의 인기를 넘어 하나의 경제 현상으로 만들었다. ‘케데헌’의 제작비는 약 5,000만 달러에서 1억 달러로 추정되는데, 예상되는 수익과 파생상품을 통한 부가가치만 1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그 결과 넷플릭스의 2025년 2분기 매출은 110억79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7억 7,500만 달러, 영업이익률은 34.1%로 전년 대비 6.9%포인트 상승했다.


  넥슨이 지난해와 올해 개최한 ‘아이콘 매치’도 주목할 만하다. 행사를 통해 넥슨은 자사의 축구 게임 ‘FC 온라인’과 ‘FC 모바일’의 팬덤 강화를 도모하고 있는데, 업계는 시장 포화 상태에 도달한 시점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전략적 실험으로 분석한다. 핵심은 현실과 게임을 연결하는 시도에 있다. 실제 경기에서 특정 선수가 골을 넣으면 게임 속 능력치에 변화가 반영되고, 팬들의 응원 열기가 수치로 환산돼 선수 카드 능력에도 영향을 주는 식이다. 기존 마케팅과 다른 양방향 구조다. 100억 이상을 들인 축구 경기를 통한 게임 브랜드와 이용자 간 감정적 연결 시도가 어떤 결과를 만들지 궁금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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