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였던 야히야 신와르가 이스라엘을 기습하기에 앞서 이를 치밀하게 계획한 정황이 공개됐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와이넷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 5월 하마스의 수장 역할을 했던 무함마드 신와르를 제거한 뒤 가자 남부 칸유니스 유럽병원 지하에서 야히야 신와르 자필로 보이는 6쪽 분량의 메모를 확보했다.
메모는 2022년 8월 24일 작성된 것으로 지난 2023년 10월 7일의 기습 공격에 대한 구조와 목표, 심리전 전략이 상세히 적혀 있다.
신와르는 에레즈·나할오즈·중부 지역 등 최소 세 곳에서 동시 돌파할 것을 지시하며 불도저를 투입해 장벽·제방·장애물을 제거한 뒤 병력을 신속히 진입시키도록 명령했다.
그는 돌파 단계가 약 10~15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 돌파 직후 2·3·4차에 걸친 파상공세를 이어갈 것을 주문했다.
특히 신와르는 "초기 6~10시간 안에 지휘·통신 거점과 이스라엘군 기지를 장악해 상황을 고정해야 한다"며 "기회를 끝까지 이용하지 못하면 적이 혼란을 장악하고 반격하거나 외부 지원을 받는 등 상황이 역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간인 공격과 심리전 관련 지시도 포함됐다.
메모에는 "병사들에게 근거리 사격을 가하고 일부는 칼로 학살하라", "탱크를 폭파하라", "연료나 디젤을 뿌려 마을 전체를 불태우라" 등의 문구와 이러한 장면들을 즉시 촬영해 방송하라는 지침이 담겼다.
신와르는 "우리 국민, 특히 서안지구와 '내부'(이스라엘의 아랍 시민들), 예루살렘에서 황홀감, 광란, 추진력을 폭발시키는 이미지를 공개하도록 하라. 이는 그들이 그 부름에 응답해 나오고 봉기하도록 자극하고 동시에 적에게 공포와 전율을 퍼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이스라엘 경찰 문서감정관 시마 안코나는 NYT 의뢰로 필적을 감정한 결과 해당 문서의 필체가 2018년 신와르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보낸 편지와 1989년 진술서의 서명 등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반면 팔레스타인 평론가 이브라힘 마드훈은 NYT에 "문서의 상당 부분, 특히 ‘동네 전체 방화’와 같은 표현은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다"며 진위에 의문을 제기했다.
하마스 측은 이 문건이 하마스 군사조직의 공식 교리나 문화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군 산하 메이르 아밋 정보·테러리즘 정보센터는 "신와르는 이스라엘군의 취약점을 분석해 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 실행계획을 마련했다"며 "하마스 지도부가 비정상적 잔혹성을 특징으로 하는 공격을 사전에 설계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하마스는 2023년 10월7일 신와르의 지휘 아래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가자지구에서 야히야 신와르를 사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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