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인천)=신희재 기자 | 1승 1패.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올 시즌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마주한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인천에서 대구로 장소를 옮겨 혈투를 이어간다.
SSG와 삼성은 13일 오후 6시 30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준PO 3차전을 치른다.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4차전은 14일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앞서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경기는 9일 1차전 5-2 삼성 승, 11일 2차전 4-3 SSG 승으로 막을 내렸다.
2경기 점수에서 나타나듯 시리즈 초반은 투수전 양상이 짙었다. 타석에선 4안타를 기록한 삼성 르윈 디아즈(29)를 제외하면 1, 2차전 총합 3안타 이상을 올린 타자가 없었다. 반면 마운드에서는 6이닝 무실점의 삼성 최원태(28)를 비롯해 양 팀에서 10명의 투수들이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3차전 이후에도 흐름이 바뀌지 않으면 한 점 승부가 이어질 전망이다.
외국인 1선발들의 경기력이 준PO 최대 변수로 꼽히는 이유다. 삼성은 아리엘 후라도(29), SSG는 드류 앤더슨(31)이 각각 불안 요소를 안고 대구에서 출격을 대기한다. 앤더슨은 3차전 삼성 원태인(25)과 맞붙는다. 후라도는 4차전 선발로 내정된 상태다.
앤더슨은 지난달 29일 롯데 자이언츠전(6이닝 1실점) 이후 2주 만에 공식전을 벌인다. 그는 준PO를 앞두고 장염 증세로 체중이 3kg 빠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7일부터 식사를 시작하고, 10일엔 불펜 피칭에 들어가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이는 모두 이숭용(54) SSG 감독이 직접 밝힌 내용이다. 앤더슨은 몸 상태에 관한 질문이 이숭용 감독의 사전 기자회견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올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만큼 앤더슨은 SSG 선발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투수다. 앤더슨이 빠진 SSG는 1차전 미치 화이트(31), 2차전 김건우(23)를 선발로 내세웠는데 이닝 소화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화이트는 2이닝 3실점, 김건우는 3⅓이닝 2실점으로 모두 조기 강판돼 불펜에 부담을 안겼다.
SSG는 앤더슨이 올 시즌 정규리그 삼성전 2경기에서 각각 7이닝 1실점,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만큼 최대한 긴 이닝을 막아주길 기대한다. 이에 대해 삼성은 현재 선발진 중 가장 경기력이 좋은 원태인 카드로 맞불을 놓는다. 박진만(49) 삼성 감독은 "어차피 2~4차전 사이 언제든 한 번은 상대해야 했다. (앤더슨 등판 여부를) 크게 신경 쓰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3차전 원태인, 4차전 후라도로 홈에서 5전 3승제 시리즈를 끝내는 게 목표다. 다만 이 지점에서 후라도의 떨어진 컨디션이 고민을 안긴다. 후라도는 지난 6일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6⅔이닝 4실점으로 흔들렸고, 11일 준PO 2차전에선 9회 말 3-3 동점 상황에서 깜짝 등판했으나 1아웃 이후 김성욱(32)에게 끝내기 솔로 홈런을 맞았다.
이중 후라도의 2차전 구원 등판은 경기 후 많은 이야기를 낳았다. 박진만 감독은 "(마무리) 김재윤(35)을 (2-3으로 뒤진) 7회 올린 게 포석이었다. 7회 위기를 막고, 8회나 9회 동점이나 역전이 되면 후라도가 올라간다는 계산이 있었다"며 "후라도는 최대 2이닝을 생각했다. SSG가 초반부터 필승조를 소진해 연장으로 가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사전에 계획된 등판인 점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숭용 감독은 "후라도가 몸을 풀고 있어서 '어떻게든 동점을 만든 뒤 올라오려 한다'고 예상했다"며 "우리는 마무리 조병현(23)이 9회 초 28개를 던져서 10회 문승원(36)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복기했다.
삼성은 과감한 승부수를 띄웠지만, SSG가 끝내기 홈런을 만들면서 분위기를 내주고 말았다. 정규리그에서 15승 투수로 활약했던 후라도는 가을야구에선 삼성이 진 2경기에 모두 패전 투수로 기록돼 고개를 떨궜다. 4차전 반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올해 가을야구는 유난히 많은 비가 내려 전체적인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와일드카드 1차전과 2차전은 경기 전 비가 내려 40분 이상 지연 개시됐고, 준PO 2차전은 당초 10일로 예정됐으나 우천 취소돼 11일에 열렸다. 현재까지 4경기 중 3경기가 날씨 영향을 받은 데다가 준PO 3, 4차전이 예정된 13일과 14일도 대구 지역에 비 예보가 있어 정상 개최를 장담할 수 없다.
잦은 일정 변경은 매일 꾸준히 경기를 치르던 타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이숭용 감독은 "비가 계속 오면 타격 훈련을 실내에서만 해야 한다. 선수들 컨디션이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박진만 감독 또한 "불펜 운영엔 하루 휴식으로 여유가 있지만, 타자들은 감각 유지 면에서 (어려워) 장단이 있다"고 언급했다. 준PO 3, 4차전이 리그에서 가장 타자친화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만큼 타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팀이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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