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오 거래 금지’ 생물보안법, 美 상원 통과···한국 수혜 기대

[사진=셔터스톡]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미국이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을 국방수권법(NDAA)에 포함하면서 입법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불발됐던 법안이 사실상 부활한 셈이다.

12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지난 9일(현지 시각) 본회의를 열고 찬성 77표로 생물보안법을 국방수권법 개정안에 포함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상원의 통과로 법안은 이제 상·하원 간 조율만 남겨두고 있다. 앞서 하원의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은 지난달 10일 이미 통과됐다.

개정안은 지난해 통과되지 못한 생물보안법을 국방 예산 법안인 국방수권법에 병합, 입법 가능성을 높였다. 개정안을 공동 발의한 인물은 빌 해거티 공화당 상원의원과 게리 피터스 민주당 상원의원으로, 올해 7월 해당 법안을 상원에 제출한 바 있다. 당초 논의는 지난 9월 확정될 예정이었으나, 총 883개의 국방수권법 개정안이 함께 제출된 데다 셧다운을 막기 위한 임시 예산안 논의가 겹치면서 최종 확정이 지연됐다.

생물보안법은 중국 주요 바이오기업을 ‘우려 기업(concerned entity)’으로 지정해 미국 정부와의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거래 금지 대상에는 우시바이오로직스(WuXi Biologics), 우시앱텍(WuXi AppTec),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 Genomics), MGI 테크(MGI Tech), 컴플리트 지노믹스(Complete Genomics) 등 중국 대표 위탁개발생산(CDMO)·유전체 분석 기업이 포함됐다.

법안이 시행되면 미국 연방 정부는 지정된 기업으로부터 장비나 서비스를 구매·조달할 수 없게 된다. 해당 기업과의 계약·대출·보조금 지원도 금지된다. 다만 기존 계약을 통해 사용 중인 장비나 서비스에 대해서는 최대 5년간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논란이 됐던 ‘우려 기업 지정 절차의 불투명성’을 보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새 법안은 특정 기업을 우려 기업으로 지정할 경우 그 사유를 명시하고, 해당 기업이 90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를 의무화했다. 지난해에는 이 같은 절차가 빠져 기업 선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둘러싼 비판이 나왔었다.

지난해 의회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은 생물보안법은 당시 중국 기업들의 강력한 로비와 절차적 논란으로 연말 최종 결의안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번에는 양당 합의로 국방수권법 개정안에 병합되면서 통과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업계에선 해당 법안이 시행될 경우 중국 바이오기업들과 거래 중인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체 파트너를 물색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바이오협회(BIO)가 지난해 5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의 79%가 중국 CMO·CDMO 기업과 연관된 제품을 최소 1개 이상 판매. 한국을 포함한 비(非)중국권 바이오기업들은 단기적으로 수주 확대나 신규 위탁생산 기회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생물보안법이 국방수권법 개정안에 포함됨으로써 통과까지는 사실상 마지막 단계만 남았다”며 “상·하원 협의 과정에서 조문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후 즉시 발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