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는 긴 추석 연휴 내내 주목 받는 얘깃거리였다. 사적이든 공적이던 자리를 가리지 않고 말이다. 국내 한 방송국의 요리 경연 프로그램에 나와 '한식' 알리기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 내외 덕분이었다.
공이 엉뚱한 곳으로 향한 건 공공기관의 화재 때문이다. 추석 명절 연휴를 앞 둔 상황에서 발생한 이 사건을 계기로 K-푸드와 한식을 글로벌 시장에 알리겠다는 대통령 내외의 행적은 정쟁의 소재로 둔갑했다.
K-푸드는 위대한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문화 유산이다. 정치적 논란은 차치하고 K-푸드 세계화를 위해 혜안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만의 소중한 문화를 정쟁의 소재로 삼는 것도 온당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연휴 내내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통해 K-푸드 사진들이 인기순위 상위를 휩쓰는 등 세계 각지에서 올라온 한식 사진과 K-푸드와 한식에 대한 열풍은 반갑기 그지없다.
세계 각국의 현지인 한식 요리사들도 K-푸드 열풍에 한 몫 한다.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과 브라질 등 남미,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에 이르기까지 '파란 눈'의 한식 요리사는 동경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이목을 집중시키는 건 융합 콘텐츠다. 추석 연휴 기간 공중파 방송을 통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로 송출된 '글로벌 한인기행, 김영철이 간다'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시장과 한식, 방송 콘텐츠가 결합한 교양 프로그램이다.
글로벌 '한식 전도사'를 자청하고 나선 김영철은 KBS '태조왕건(2002년)'의 궁예와 주말 드라마 '야인시대(2003년)'의 김두한 등의 역할을 맡으며 전국 80%에 육박하는 경이로운 시청율로 '국민배우' 반열에 오른 배우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2022년 김영철이 전국 방방곡곡을 걸으며 오래된 맛 집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동네 한 바퀴'의 글로벌 버전이다. 미국과 아르헨티나, 독일, 프랑스, 베트남 등을 돌며 현지 인기있는 K-푸드와 한인들을 조명한다.
지난 10일 방영된 베트남 편에서는 하노이에 위치한 한 마켓이 화제가 됐다. 계산대 옆에서 떡볶이가 끓고 매대에는 김밥과 제육볶음 도시락 등 다양한 한식이 즐비했다. 항공으로 직송된 한국 과일까지 마켓 곳곳이 우리 식탁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 였다.
가정집 분위기는 더했다. 베트남 현지인의 집을 방문한 김영철이 연 냉장고 안에서는 참기름과 김치, 한국 술 등 각종 한식 식재료가 가득했다. 김영철이 "냉장고 안 제품중 80%가 우리 것"이라며 놀라는 장면 등은 K-푸드의 세계적인 위상을 확인시켰다.
전문가들은 "적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렇듯 많은 이들이 세계 각지에서, 또는 글로벌 시장을 발로 뛰며 K-푸드 알리기에 힘쓰고 있는 때 정치적 정쟁은 뒤로 하고 더 공격적인 홍보 전략으로 K-푸드 수출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글로벌 화제작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K-문화에 대한 전 세계인들의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크다. K-푸드와 한식 업계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이 쏘아 올린 K-푸드와 그 글로벌 전도사들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분열된 집안은 스스로 설 수 없다."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명언중 하나다. 정치적 갈등과 분열이 결국 공동체를 무너뜨릴 수 있음을 경고한 구절이다. 한식과 함께한 민족 최대 명절을 즈음해 이해와 화합의 중요성을 돌아봐야 할 때다.
뉴스컬처 유정우 편집인 seeyou@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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