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이 4주 연속 상승폭을 키운 데다 거래량마저 늘어난 상황에서 대미 투자 협상이 난항을 이어가며 고환율을 부추기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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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다섯째 주(9월29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27%를 기록, 직전 주 상승률(0.19%) 대비 0.08%포인트 커졌다. 지난 8월 마지막 주 0.08%까지 줄었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9월 들어 0.09%→ 0.12%→ 0.19%→ 0.27%로 4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연휴 직후 나온 서울 아파트 거래량 데이터는 한은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더하는 모습이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금리시장의 이슈는 집값인데 9월 거래량이 7, 8월보다 늘어나면서 한은 기준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일 발표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113건으로, 7월(4039건)과 8월(4195건) 거래량을 웃돌았다.
이에 정부의 공급 중심 대책이었던 이른바 ‘9.7대책’이 사실상 집값 기대 심리를 꺾지 못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 국내 채권 운용역은 “수요 측면이 아닌 공급 대책으로는 집값 기대 심리를 꺾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주택이 컨테이너처럼 빨리 지어지는 것도 아닌데 현 정권 임기 내에 다 짓지 못할 수 있다는 걸 수요자들이 모를 리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이 나올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최 연구위원은 “그나마 11월에 기준금리를 내리려면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이 나오고, 그 효과로 매매가격지수가 전주 대비 0.1% 이하로 2~3주 정도 지속이 돼야 한다”면서 “그 와중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대미 투자협상이 한국에 우호적으로 나와야 하는데, 실제 이 두 가지를 충족할 가능성이 높진 않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과 더불어 한미 투자협상 불확실성으로 높아진 원·달러 환율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부담 요인이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 11일 야간장(오전 2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27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거래일 대비 1.42% 가까이 급등하며 5개월래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한은 총재가 세 가지를 기준금리 인하 걸림돌로 제시했는데 하나가 부동산, 또 하나가 고환율, 세 번째가 한미통상 불확실성이었다”면서 “부동산은 다시 펄펄 끓고 있는데다 환율은 다시 1420원대로 올라와 있고, 한미 통상 이슈도 여전히 질질 끌고 있는 상황이라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준영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이 보통 올라가면 레벨이 올라가는 만큼 변동성도 커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불확실성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생각하면 고환율에 따른 우리 경제 손실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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