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자유의 수호자’···마차도 전 하원의원, 노벨평화상 영예

▲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전 하원의원이 2014년 12월3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법무장관실 밖에서 베네수엘라 국기를 들고 있다. 그녀는 권위주의가 계속되는 베네수엘라에서 민주주의 투쟁을 주도한 공로로 2025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이자 전 하원의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분열됐던 야권을 결집시키고 비폭력적 방식으로 자유선거와 민주주의 회복을 호소해 온 점이 높이 평가됐다.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위원회는 마차도가 “독재에서 민주주의로의 정의롭고 평화로운 전환을 위해 헌신했다”며 202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요르겐 바트네 프리드네스 위원장은 “그는 한때 분열돼 있던 야권에서 핵심적이자 통합적인 인물로, 자유선거와 대의에 따른 정부를 요구하는 공통의 기반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또 “마차도는 심각한 위협 속에서도 베네수엘라에 남아 수백만 명에게 영감을 주었다”며 “권위주의가 득세할 때야말로 용감한 자유의 수호자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마차도는 지난 2024년 대선에서 야권 경선 승리를 거뒀지만, 정부의 자격 박탈 조치로 본선 출마가 막히자 에드문도 곤살레스를 단일후보로 밀며 선거 감시 네트워크를 조직했다. 

틉히 공식 개표 결과가 지연·축소되는 가운데 야권은 지역별 집계표를 공개하며 승리를 주장했으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은 집권 연장을 선언했다. 이후 탄압과 체포가 이어지면서 마차도는 현재 신변 위협 속에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는 보도자료에서 “민주주의는 평화의 전제”라며, 시민 감시와 비폭력 동원이 베네수엘라의 선거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수상 사유로는 유권자단체 ‘수마테’(Súmate) 활동을 비롯해 사법 독립과 인권 수호, 대표성 회복을 위한 장기적 노력을 적시했다. 

수상 발표 직후 현지와 국제사회에서는 축하 메시지와 논쟁이 교차했다. 

이날 AP통신은 마차도가 “이 상은 ‘우리가 혼자가 아니다’라는 신호”라고 소감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매체는 최근 미국 전·현직 인사들의 수상 가능성 거론과 대비해, 위원회가 “결정은 오로지 노벨의 유언과 기준에 따른다”고 선을 그었다고 전했다. 

마차도는 노벨위원회와의 통화에서 “국민을 대표하여 영광과 감사를 전한다”며 “우리는 아직 목표(민주주의 승리)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반드시 승리(prevail)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수상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맙소사(Oh my god!)’라는 단어를 세 번이나 외쳤다.

한편, 이번 수상으로 마차도는 노벨평화상 20번째 여성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시상식은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