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재산이 마침내 20조원을 넘어섰다. 이건희 선대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은 이후 처음이다.
기업분석 전문기관 한국CXO연구소는 “이재용 회장이 보유한 주식가치가 10일 기준 20조 7,178억원으로 평가됐다”며 “연초 11조 9,099억원 수준에서 불과 9개월 만에 약 8조 8,000억원이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재용 회장의 주식재산은 이재명 정부 출범(6월 4일)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6월 초 14조 2,852억 원이던 그의 주식평가액은 6월 말 15조 2,537억 원, 7월 23일 16조 2,648억 원으로 올라섰다.
이후 9월 11일 18조 1,086억 원, 9월 16일 19조 152억 원으로 잇달아 신기록을 세웠고, 10월 10일 마침내 20조원의 벽을 돌파했다. 취임 129일 만에 주식 재산이 6조원 넘게 늘어난 셈이다.
CXO연구소 관계자는 “AI 산업 낙관론, 반도체 업황 회복, 샘 올트먼(OpenAI)과 젠슨 황(엔비디아) 등의 방한이 국내 반도체 투자 기대감을 끌어올린 복합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 회장의 보유 종목 가운데 주식가치가 가장 높은 것은 단연 삼성전자다. 6월 4일 5조 6,305억 원이던 삼성전자 보유 지분 가치는 10일 9조 1,959억원으로 63.3%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5만 7,800원에서 9만 4,400원으로 급등해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가치만 3조 5,000억원 이상 늘었다.
삼성물산 주식가치는 6월 초 5조 3,462억원에서 10월 10일 6조 8,607억원으로 28.3% 상승했다. 주가 역시 15만 7,800원에서 20만 2,500원으로 뛰었다.
삼성생명 역시 2조 2,716억원에서 3조 3,407억원으로 47.1%나 상승했으며, 삼성SDS 주식가치는 9,453억원에서 1조 2,066억 원으로 27.6% 증가했다.
이재용 회장의 주식재산이 20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21년 4월 30일(15조 6,167억원) 이후 처음이다.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이 회장이 선대 이건희 회장이 2020년 12월 기록한 22조 1,542억원의 개인 최고 주식가치를 뛰어넘을지가 관심사”라며 “이를 달성하려면 삼성전자 보통주가 11만~12만원대까지 올라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록을 “AI와 반도체 중심의 산업 패러다임 전환이 가져온 상징적 결과”로 평가한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회복, 차세대 AI칩 투자 확대, 그리고 한국 대기업들의 연쇄적 설비투자가 ‘이재용 효과’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되며 시가총액 800조 원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 회장의 자산 증가세는 단순한 개인 부의 확장이 아닌 한국 반도체 산업의 회복 신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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