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족쇄’ 다시 꺼낸 중국…APEC 앞두고 韓 글로벌 공급망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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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족쇄’ 다시 꺼낸 중국…APEC 앞두고 韓 글로벌 공급망 초긴장

한스경제 2025-10-10 14:19: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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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출통제법. / 연합뉴스
중국 수출통제법. / 연합뉴스

|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다시 꺼내 들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중국 밖에서 생산된 제품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전례 없는 조치로 반도체, 전기차, 방산 등 핵심 산업의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중국이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희토류 무기화’를 노골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중, 해외 생산품까지 겨눈 ‘전방위적 통제’

중국 상무부는 지난 9일 희토류 17종 중 디스프로슘(Dy), 테르븀(Tb) 등 7종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품목을 수출하려면 앞으로 중국 상무부가 발급하는 ‘이중용도 물자 수출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이번 조치가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파급력을 갖는 이유는 규제 범위가 중국 영토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중국산 희토류 원료나 기술을 활용해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까지 수출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 기업이 중국산 희토류를 수입해 베트남 공장에서 영구자석을 생산한 뒤 미국으로 수출하려 해도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는 사실상 중국이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 전체를 통제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관련 업계는 “어떤 돌발 변수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힘들다”며 우려하고 있다.​

◆ 미·중 정상회담 앞둔 ‘전략적 압박’…韓 산업계 ‘초긴장’

이번 조치는 이달 말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중 간 힘겨루기가 격화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도가 뚜렷하다.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의 70%를 장악한 중국은 과거에도 희토류를 무역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해왔다. 실제로 지난 4월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출 허가를 일부 얻어낸 전례가 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은 이번 조치를 APEC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둔 시진핑 주석이 협상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한 ‘도발적인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로 중국을 압박하면, 중국은 희토류로 맞대응하는 구도가 더욱 선명해진 셈이다.​

한국은 희토류 금속의 80%, 화합물의 6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여있다.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희토류 화합물 공급에 차질이 생길까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반도체 장비의 작은 부품 하나라도 중국산 희토류를 사용했다면 수출 승인 대상이 될 수 있어 허가 지연이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기차 모터의 핵심 부품인 영구자석을 생산하는 현대차그룹과 LG마그나 역시 비상이다. 전기차 한 대에는 2~4kg의 희토류 영구자석이 필요하며 특히 고성능 자석에 필수적인 디스프로슘, 테르븀 등은 중국 외 대체 공급처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 ‘제2 요소수 사태’…'탈중국' 공급망 다변화 총력

정부와 업계는 당장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희토류 파동을 겪으며 정부와 기업들이 비축 물량을 상당 수준 확보해 놓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6개월분인 희토류 비축량을 18개월분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들은 보다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분주하다. 핵심은 ‘탈중국’ 공급망 구축이다. 일부 기업들은 베트남 등 제3국에서 생산된 희토류 자석에 15~20%의 웃돈을 지불해서라도 공급선을 다변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역시 지난 3일 ‘한중 공급망 핫라인 회의’를 통해 핵심 소재의 안정적 공급을 중국 측에 요청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희토류 사용을 줄이거나 대체하는 신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부는 10일 중국이 전략 광물인 희토류와 관련 기술의 수출을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중국이 발표한 내용이 많아 이를 하나하나 분석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분석이 끝나면 국내 기업 애로가 있는지 점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측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이번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에 또 하나의 거대한 불확실성을 더한 것만은 분명하다”며 “단기적인 충격은 막더라도 언제든 ‘전략무기’로 돌변할 수 있는 희토류 리스크에 맞서 국내 기업들의 공급망 재편과 기술 자립 노력은 이제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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