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주민들, 휴전 합의에 환호 속 슬픔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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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주민들, 휴전 합의에 환호 속 슬픔 공존

BBC News 코리아 2025-10-10 13:00: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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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칸 유니스의 붐비는 시장에서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다른 사람의 어깨 위에 올라 환호하고 있다.
Getty Images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및 인질 석방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거리로 나와 환호했다. 하지만 2년간의 전쟁 속에 쌓인 슬픔과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도 많다.

가자시티에 거주하는 우므 하산(38)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아침, 휴전 소식을 들었을 때 기쁨과 슬픔이 동시에 밀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2년 가까운 전쟁 기간 중 16세 아들을 잃었다.

하산은 "기뻐서 노인부터 아이들까지 모두 소리를 질렀다"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은 그들을 떠올리기 시작했고, 어떻게 그들 없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이번 합의에 대해 10일 새벽(현지시각) 이스라엘 안보 내각이 이를 승인했다.

합의에는 살아있는 인질 20명과 숨진 인질 28명의 시신을 석방하는 대가로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 중인 종신형 팔레스타인 수감자 250명과 가자 출신 구금자 1700명을 석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번 합의는 전쟁 종식을 향한 20개 조항의 평화 계획 중 첫 번째 단계이며, 이후 단계들은 아직 협상이 필요하다.

가자지구 자발리야 난민캠프 출신의 다니엘 아부 타비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고통받은 건 우리 민간인들이었다. 진짜 고통받은 건 우리"라고 토로했다.

그는 "무장 정파들은 우리의 아픔을 모른다. 해외에 편하게 앉아 있는 그 지도자들은 우리가 가자에서 겪는 고통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나는 집이 없다. 지난 1년 반 동안 거리에서 살아왔다"고 말했다.

이번 전쟁은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약 1200명이 숨지고 251명이 인질로 붙잡히면서 시작됐다. 숨진 이는 대다수가 이스라엘 민간인이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전을 개시했고, 지금까지 6만7000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들 역시 대부분 민간인으로 추정된다. 해당 수치는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영상: 가자 휴전 합의 발표를 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의 반응

유엔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주택 90% 이상이 파괴되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부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움 나데르 클루브는 전쟁 중 여러 아들을 포함해 일곱 명의 가족을 잃었다. 그는 "신께서 우리의 인내에 보답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신의 뜻이라면 [협상가들을] 도와주시고, 우리 모두가 집으로 돌아가게 해주시며, 그들의 인질들도 무사히 돌아오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 활동 중인 의사 무사는 "2년간의 전쟁 동안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가자지구는 폐허가 됐다"며 "앞으로도 힘든 시간이 남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안전하길 바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알아크사 병원의 무함마드 라얀 박사는 BBC 아랍어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끝났다는 사실에 내심 감사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신음소리, 상처, 엄청난 상실을 떠올리면 기뻐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쁨 속에 슬픔이 섞여 있다"고 덧붙였다.

주말 사이 휴전 합의 가능성이 보도되자, 후삼 조믈롯 주영 팔레스타인 대표부 수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년간의 고통을 이렇게 토로했다.

"지난 2년 동안 가장 고통스러웠던 점은, 사랑하는 사람과 친척, 친구, 이웃을 잃으면서도 그 슬픔을 제대로 느끼거나 애도하거나, 인간적인 감정을 온전히 표현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했던 것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어 "우리 가족과 국민이 죽어가고 있을 때 우리가 가장 먼저 느꼈던 건 '이걸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어떻게 시신을 묻고, 부상자를 돌볼 수 있을까'라는 것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쟁이 정말 끝나고 나면, 우리가 느끼게 될 가장 큰 감정은 슬픔과 애도, 그리고 깊고 깊은 상실감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잃은 것이 너무나 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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