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비철금속의 신화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영면에 들었다.
고려아연을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으로 키워낸 고(故) 최창걸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10일 엄수됐다. 영결식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소재 고려아연 본사에서 최윤범 회장과 유중근 여사 등을 포함한 유가족, 이제중 부회장 등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최 명예회장에게 인사와 노무 등 조직관리 업무를 배운 백순흠 사장은 약력 보고에서 “최 명예회장은 부친의 기업가 정신을 이어받아 고려아연을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제련기업으로 성장시켰고 평생을 기업 발전은 물론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했다”며 “사람을 존중하는 경영, 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기업,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 있는 경영을 강조하는 등 시대의 지도자로 존경받았다”고 고인의 비철금속 업계 리더로서의 생애를 정리했다.
최 명예회장과 함께 고려아연을 세계 1위 기업으로 일궈온 이제중 부회장은 조사에서 “최 명예회장은 황무지 같았던 한국의 비철금속 제련 분야를 개척해 자원강국을 이루겠다는 신념과 열정으로 한평생을 달려왔다”며 “오늘날 고려아연이 세계 제련업계 선두주자로 앞서가게 된 것은 기술도 인재도 자원도 부족한 시대에 격동의 파고를 헤친 최 명예회장의 혜안과 진취적인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고인의 공적을 기렸다.
1941년생으로 황해도에서 태어난 최 명예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이후 1974년 고려아연 창립 멤버로 경영 활동을 시작한 뒤 1992년부터 2002년까지 회장으로 근무했다.
최 명예회장은 재임 동안 ▲연 제련공장 준공 ▲열병합발전소 준공 ▲아연전해공장 증설 ▲호주 아연제련소 SMC 설립 및 준공 ▲전사 ISO 9001 인증 획득 등의 성과를 냈다.
끊임없는 진화와 혁신을 주문해 온 최 명예회장의 리더십은 고려아연이 아연과 연 등 기초금속부터 안티모니와 인듐 등 전략 광물과 금·은 등 귀금속까지 생산하는 전 세계에서 독보적인 종합비철금속 제련기업이자,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의 중추로 도약하는 밑바탕이 됐다.
앞서 최 명예회장은 고려아연 창립 40주년을 맞아 진행한 사내 인터뷰에서 “기업이 성장을 멈춘다는 것은 사람으로 치면 죽는다는 것”이라며 “회사도 사람처럼 노화 방지가 필요하다”고 경영철학을 밝혔다.
최 명예회장은 기업의 성장 만큼이나 전 임직원의 화합과 조직력을 중요하게 여겼다. 38년 노사 무분규와 102분기 연속 흑자 달성이 이를 방증하는 사례다. 최 명예회장은 고려아연의 성공에 대해 “누구 하나 큰 영웅이나 대단한 사람이 이룬 것이 아니라 전 직원 모두가 이뤄낸 성과”라며 “스타플레이어도 좋지만 탄탄한 조직력이 우선”이라며 임직원들의 조직력과 애사심에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은 최 명예회장의 ‘100년 가는 회사가 위대한 회사’라는 꿈을 ‘트로이카 드라이브’로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신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사업으로 대표된다.
한편, 최 명예회장의 장례식은 서울아산병원에서 회사장으로 나흘간 진행됐다. 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과 기후에너지환경부 김성환 장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과 서범수 의원,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국회의원, 강득구 의원,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대한민국헌정회 정대철 회장, 하나금융지주 함영주 회장, 대한제강 오치훈 회장, 현대제철 서강현 사장 등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도 근조화환을 보내 최 명예회장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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