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향엽 더불어민주당(순천광양곡성구례을) 국회의원. ⓒ권향엽 의원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향엽 더불어민주당(순천광양곡성구례을) 국회의원은 중소벤처기업부가 6년간 총 844억 원의 월세가 드는 홍대 신축건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뒤, 기획재정부와 공모해 이 사실을 숨겨왔다고 10일 밝혔다.
권 의원에 따르면, 중기부는 2023년 8월 윤석열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스타트업 코리아 대책〉의 일환으로 ‘글로벌 창업 허브’ 구축을 추진했다. 이는 프랑스 ‘스테이션 F’를 모델로, 국내외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액셀러레이터가 한 공간에서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중기부는 2023년 말부터 후보지 100곳을 탐색하고, 2024년 3월부터 8월까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연구용역을 맡겨 세 곳을 최종 후보지로 압축했다. 이후 오영주 당시 중기부 장관이 직접 홍대 인근 12층 건물인 〈코너136〉을 최종 부지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 건물이 다른 후보지보다 월등히 비쌌다는 점이다. 검토 대상 중 전층 임차가 가능한 26곳 중 5곳에 대한 비용 분석 결과, 〈코너136〉의 평당 단가는 24만 6345원으로, 총 임차비용이 118억 6890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최종 계약 조건에 따르면 ▲보증금 73억 원 ▲임대 기간 5년(2025년 2월~2030년 1월) 및 1년 자동 연장 ▲월 임차료 8억 7000만 원(부가세 별도) ▲월 고정관리비 1억 2000만 원(부가세 별도) ▲전기·가스·수도 등 실비 납부 등이 포함됐다. 월세와 관리비는 매년 3~4.5% 인상된다.
이를 반영하면 6년간 지출되는 임차료와 관리비는 811억 원에서 844억 원에 달한다. 국민 세금으로 매달 11억 원 이상, 연간 130억 원 넘게 지출되는 셈이다.
권 의원은 “중기부는 고액 임차 계약을 감추기 위해 KDI 보고서에서 후보지별 임차료 항목을 삭제하고, 기재부와 협의해 해당 임차료 예산을 다른 사업의 내내역사업에 편성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25년도 예산안 설명자료에는 ‘글로벌 창업 허브 구축’이나 ‘임차료’ 관련 표현이 빠진 채, ‘창업사업화지원사업’의 내내역사업으로 ‘창업성장패키지’ 85억 원이 배정돼 있었다.
권 의원은 “중기부와 기재부가 교묘한 방식으로 국회를 속이고 예산심의권을 조롱했다”며 “용역보고서를 조작하고 가장 비싼 건물을 택한 행위는 국고손실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해당 건물은 이지스자산운용 소유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선배인 김강욱 전 대전고검장이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재직 중”이라며 “김 전 검사장은 오영주 전 중기부 장관의 남편 장석명 씨와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한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최종 사업지 선정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실과 오영주 전 장관의 개입 여부를 수사를 통해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