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일본 총리로 유력시되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새 집권 자민당 총재의 외교 아킬레스건은 "중국, 한국과의 관계"라고 현지 언론이 분석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0일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정치적 계보를 계승한 그는 그 유산을 무기로 외교를 펼치겠다는 생각"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우익 성향 다카이치 총재는 2021년 총재 선거에서 고(故) 아베 전 총리의 지지를 받으며 보수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이번 선거에서는 아베 전 총리가 이끌던 파벌 구 아베파의 지지가 두드러졌다.
다카이치 총재는 최근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와의 인터뷰에서도 아베 전 총리의 이름을 4번이나 언급하기도 했다. 아베 전 총리가 내걸었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에 대해서도 "외교의 기둥으로서 계승해 시대에 맞게 더욱 진화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베 정권 아래 한일 관계는 "냉각됐다"고 신문은 짚었다. 요미우리는 한국 언론들이 다카이치 총재를 '여성판 아베'라고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다카이치 총재가 대만과의 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중국도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특히 변수는 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여부다.
그는 지난해 총재 선거 과정에서는 총리 취임시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여부에 대해 참배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총재 선거 과정에서는 적절하게 판단하겠다고만 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해 한국과 중국이 크게 반발했다. 당시 미국도 이례적으로 나서 실망을 표명하면서, 이후로 일본 총리들은 참배는 보류하고 공물을 보내고 있다.
요미우리는 만일 다카이치 총재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면 중국, 한국뿐만 아니라 일미한(한미일) 협력을 중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관계 악화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외교안보 면에서 아베 전 총리보다 더 강경한 노선을 취할 수도 있다.
신문은 "아베 전 총리는 중국과 '전략적 호혜관계'를 내세우는 등 현실주의적인 면"도 있었다며 다카이치 총재가 그와 외교·안보 정책을 둘러싸고 토론을 벌인 적이 있다고 전했다.
당시 아베 전 총리는 다카이치 총재에게 "불만이 있는 것은 알겠으나 현실적으로 이게 내 한계다. 나머지는 다카이치가 총리가 된 후에 해 달라"고 타이르기도 했다.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된 다카이치 총재는 국회 총리지명선거를 거쳐 총리 자리에 오를 공산이 크다. 총리지명선거는 오는 21일로 조율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다카이치 총재가 이달 17~19일 열리는 야스쿠니 신사 추계(秋季) 예대제(例大祭·제사) 기간에 맞춘 참배 보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중국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외교 문제를 피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가 보수층의 기대를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당내 기반이 약한 그가 구아베파 등의 지지가 구심력이기 때문이다.
요미우리는 다카이치 총재가 아베 전 총리를 따라 현실적인 접근법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 압박당하게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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