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우주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별 중 가장 '원시적'인 별이 우리 은하 인근에서 관측됐다. 이 별은 대마젤란은하(Large Magellanic Cloud) 내에 있으며, 초기 우주에서 형성된 2세대 별로 추정된다.
이번 발견은 미국 시카고대학교(University of Chicago)의 알렉산더 지(Alexander Ji) 교수 연구팀이 주도했다.
◆ 우주의 첫 물질, 그리고 별의 세대
우주는 빅뱅 직후 수소와 헬륨, 그리고 극소량의 리튬과 몇 가지 가벼운 동위원소만을 만들어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철, 탄소, 산소 같은 무거운 원소들은 모두 그 이후 별 내부의 핵융합과 초신성 폭발, 천체 충돌 등 다양한 천체물리학적 과정을 거쳐 생성됐다.
이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수소와 헬륨을 제외한 모든 원소를 '금속(metals)'이라 부른다. 별의 스펙트럼에 포함된 금속의 양, 즉 금속함량(metallicity)은 별의 나이를 추정하는 단서가 된다. 세대가 거듭될수록 금속 함량은 조금씩 증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태양은 약 50억 년 된 비교적 젊은 별로, 금속 함량이 매우 높다. 반면 우주의 첫 세대 별들은 수소와 헬륨만으로 이루어졌으며, 수백 태양질량에 달하는 거대한 질량을 지닌 채 짧은 생을 마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1세대 별은 이미 우주에서 사라졌지만, 그들이 남긴 잔해 속에서 금속이 거의 없는 2세대 별이 태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이 별들이 태양보다 작았다면 지금까지도 살아남아 있을 수 있다.
◆ '가장 순수한 별' SDSS J0715-7334
최근 천문학자들은 바로 그런 별을 찾아냈다. 시카고대 연구팀은 대마젤란은하의 헤일로(halo) 영역에서 'SDSS J0715-7334'라는 적색거성(red giant)을 발견했다. 이 별의 금속함량은 지금까지 관측된 가장 원시적인 은하들보다도 10배 낮았다.
즉, SDSS J0715-7334는 지금까지 관측된 천체 중 '가장 순수한' 별에 가깝다. 그 금속 조성은 초기 우주에서 별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탄소·마그네슘·철 등 주요 원소의 비율을 분석한 결과, 이 별은 약 30태양질량 규모의 초신성 잔해 속에서 탄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초기 별로서는 비교적 작은 질량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탄소 함량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질량 별은 헬륨 연소 과정에서 탄소·질소·산소를 만들어내는데, 이 별에서 탄소가 적다는 사실은 별이 형성된 지역에 충분한 냉각 먼지가 존재했음을 시사한다. 이런 환경이 있어야 태양보다 작은 별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SDSS J0715-7334의 운동 특성은 이 별이 대마젤란은하의 헤일로 내부에서 생성된 것이며, 단순히 통과 중인 별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는 우리 은하 주변에서도 이와 유사한 원시 별들이 더 존재할 가능성을 열어주며, 멀리 떨어진 은하의 관측 결과를 가까운 곳의 원시 별과 비교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현재 공개 논문 저장소 아카이브(arXiv)에 게재됐으며, 동료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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