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금융 성벽 무너진다···두나무·네이버가 쏘아 올린 ‘플랫폼 패권’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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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금융 성벽 무너진다···두나무·네이버가 쏘아 올린 ‘플랫폼 패권’ 빅뱅

이뉴스투데이 2025-10-10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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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나무·네이버·셔터스톡, 그래픽=김진영 기자]
[사진=두나무·네이버·셔터스톡, 그래픽=김진영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가상자산과 플랫폼이 결합하며 금융 패권이 이동하고 있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네이버가 손잡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결제 연계에 나서면서 기존 은행·증권 중심의 금융 질서가 재편되는 전환점에 섰다. 금융 인프라의 중심축이 점차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과 두나무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전략적 협력을 추진 중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결제·송금망과 두나무 블록체인 기술이 결합하면 원화 가치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실물경제에서 결제와 송금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다. 메신저, 쇼핑, 콘텐츠 서비스와 연동이 이뤄지면 ‘민간 원화 생태계’로 확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규제 넘어 융합으로···AI·블록체인이 여는 새 질서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을 전통 금융 중심 질서가 변화하기 시작한 징후로 해석한다. 지급결제와 투자 기능이 플랫폼 생태계로 확장될 경우, 은행의 독점적 지위가 완화되고 민간 디지털 금융이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 패권 중심축이 점차 은행 계좌에서 플랫폼 지갑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감지된다는 평가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과 감독 규정 정비가 맞물리면서 제도권 내 가상자산 환경이 점차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민간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금융 서비스 경쟁이 확대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나 송금, 예치금 운용 등 일부 영역에서는 전통 금융의 역할과 경계가 서서히 교차하는 양상이다.

다만 법·제도 변수도 작지 않다. 첫 쟁점은 ‘금가분리’ 원칙이다. 금가분리는 은행·보험 등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 사업자의 직접 결합을 제한하는 감독 원칙을 말한다. 이 기준이 전자금융업자인 네이버파이낸셜에도 동일하게 적용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규제 완화 여부에 따라 제도 일관성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어 금융당국의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예측이 나온다.

또 다른 변수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다.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2단계 가상자산법에 발행 주체 요건과 준비자산 관리 기준이 포함될 예정이지만, 세부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은행이 은행 중심 또는 과반 지분 컨소시엄 형태를 선호하는 입장을 보여 향후 네이버·두나무의 사업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같은 금융 규제 변수가 존재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한국 ICT 산업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네이버의 인공지능(AI)과 두나무의 블록체인(Web3) 기술이 맞물리며 AI와 블록체인이 융합된 ‘온체인 지능’ 생태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단순한 지분 결합을 넘어 기술 생태계가 통합되는 흐름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네이버는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초거대 멀티모달 모델을 고도화, 두나무는 자체 블록체인 ‘기와(GIWA)체인’과 지갑 ‘기와월렛’을 상용화 단계로 끌어올리고 있다. 두 기술이 결합하면 AI가 스스로 거래·정산을 수행하는 ‘온체인 에이전트’ 개념이 현실화된다. 금융뿐 아니라 데이터·콘텐츠·창작 보상 구조 전반을 바꾸는 혁신으로 꼽힌다.

네이버 블로그·웹툰·동영상 등 주요 플랫폼에 두나무의 블록체인 보상 시스템이 연동되면 조회수나 시청 시간 등에 따라 실시간 정산이 이뤄지는 구조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블록체인이 인증하고 보상하는 방식은 창작자 경제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I-웹3 금융 실험, 기회와 리스크의 분기점

네이버가 세계 4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두나무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업계는 네이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글로벌 AI 사업 확장을 위한 결제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향후 국경을 초월한 AI 에이전트 경제의 핵심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주목한 결정이라는 시각이다.

스테이블코인은 AI 에이전트가 수행하는 거래에 필요한 글로벌 접근성, 실시간성, 투명성을 모두 갖춘 결제 수단이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전송이 가능하고, 거래 비용이 낮은 데다 법정화폐에 연동돼 가치 안정성도 높다. 이 같은 특성에 AI가 참여하는 자율 경제에서 신뢰할 수 있는 교환 매개체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같은 흐름에 올라타고 있다. 구글은 AI 에이전트를 위한 스테이블코인 결제 프로토콜 ‘AP2’를 공개했고, 코인베이스와 이더리움 재단은 자동결제 표준 ‘x402’ 확산을 위해 공동 재단을 설립했다. AI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글로벌 표준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한국형 AI-블록체인 모델의 상용화 속도전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이 AI 상용화를 가속할 핵심 동력으로 보고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AI 에이전트와 스테이블코인은 상호 보완적인 구조로, 이용이 늘수록 발행 규모도 확대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며 “향후 기업 간(B2B)·기업과 소비자 간(B2C) 결제 에이전트 서비스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선점하면 커머스 특화 AI 에이전트의 글로벌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포시마크, 소다, 왈라팝 등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과 연동돼 AI가 탐색·비교·결제를 수행하는 통합 서비스가 구현될 수 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범용 AI보다 상거래·의료 등 특화 AI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런 확장 구상에도 제도적 한계는 존재한다. 현행 가상자산법은 거래소가 자신 또는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코인을 상장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때문에 네이버·두나무 연합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은 업비트에 직접 상장하기 어렵고, 자체 결제 생태계 안에서 제한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와의 합병 이후 분할이나 해외 상장을 추진, 공정가치 평가와 소액주주 권익 보호 등 법적 절차를 충족해야 한다. 최근 상법 개정으로 공정가액 산정 기준이 강화되고 주식매수청구권 범위가 확대되면서 향후 주주 소송 등 법적 분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반면 시장에서는 이번 결합을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주도하는 전략적 연합으로 본다. 두 인물이 추진하는 협력이 한국형 ‘AI-웹3 금융플랫폼’ 실험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향후 양측이 제도적 장벽을 넘어 금융과 ICT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금융은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는 혁신을 가능하게 하지만, 그만큼 통제력 약화와 소비자 보호 공백이라는 리스크도 함께 안고 있다”며 “네이버와 두나무의 협력은 단순한 디지털화 수준을 넘어 산업 구조 자체를 흔드는 실험으로, 한국 금융의 다음 패러다임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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