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예선 통과는 무조건 해야 한다."
지난달 8일 이창원(50) 20세 이하(U-20)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에서 칠레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대회 목표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는 "대부분의 선수, 그리고 제게는 이번 U-20 월드컵이 마지막이기 때문에 앞뒤 가리지 않고 전진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전했다.
한 달 뒤 다짐을 지켰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10일 오전 8시(이하 한국 시각) 칠레 랑카과의 에스타디오 엘 테니엔테에서 '아프리카 강호' 모로코와 16강전에 나선다. 승자는 13일 미국-이탈리아 승자와 8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차세대 축구 유망주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U-20 월드컵에서 이전까지 3개 대회 연속 많은 관심 속 뚜렷한 성과를 냈다. 2017년 국내에서 열린 대회는 흥행에 성공하며 16강으로 마쳤고, 2019년엔 한국 남자 축구 사상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진출해 신드롬을 일으켰다. 2023년 또한 대회 전 예상을 뒤엎고 4강에 올라 시선을 집중시켰다.
다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전망이 밝지 않았다. 한국은 2017년 이승우(27)와 백승호(28), 2019년 이강인(24), 2023년 배준호(22)와 김지수(21) 등 스타 선수들이 팀의 중심을 책임졌다. 그러나 이번엔 양민혁(19), 박승수(18), 윤도영(19) 등 다수의 해외파가 소속팀 반대로 출전이 불발돼 '언더독'으로 평가받았다.
실제로 U-20 대표팀은 조별리그 B조에서 우크라이나(1-2 패), 파라과이(0-0 무)에 연달아 고전해 16강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4일 파나마와 최종전을 2-1로 이기면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1승 1무 1패(승점 4·골득실 0)를 기록한 뒤 각 조 3위 팀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 이내에 들어가 4연속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간신히 1차 목표를 달성했지만, 곧바로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났다. C조 1위(2승 1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모로코는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2-0), 브라질(2-1)을 연파하며 '돌풍의 팀'으로 거듭났다.
결전을 앞두고 대표팀은 잃을 게 없다는 각오로 나서려 한다. 이창원 감독은 "토너먼트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더 잘 준비해서 강하게 부딪혀 보겠다"고 언급했다. 파나마전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측면 수비수 배현서(20)는 "조별리그에서 어려운 경기들을 이겨내며 팀이 단단해졌다고 느꼈다. 이제부터 모든 경기가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만큼 같은 연령대 친구들과 오래 함께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쏟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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