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장 조직 3년간 60여명에게 12억 뜯어…40대 '팀장' 징역 3년
(청주=연합뉴스) 박건영 기자 = '근무 전날 과음하지 않기, 외출 시 허락받기…'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십수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이스피싱 조직의 행동강령이다.
이 보이스피싱 조직을 설립한 총책 '마실장'은 2016년 12월 중국 산둥성 칭다오의 한 아파트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조직원을 모집했다.
그는 조직 전반을 관리하는 자신의 밑으로 팀장, 대리, 상담원 등의 직책을 부여하고 행동강령 하에 조직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를 근무 시간으로 정해놓고 단체 채팅방으로 범행 대상과 정보 등을 보고받았으며, 업무 시간에는 마음대로 외출하지 못하게 했다.
또 근무 전날 과음을 금지했고, 조직원끼리 뭉쳐 다니는 것은 물론 가족이나 친구에게 업무 관련 이야기를 못 하도록 했다.
이러한 통솔체계를 갖춘 조직은 대출이 필요한 피해자들을 물색해 저금리로 신규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광고 문자를 보냈다.
이후 "신규 대출을 위해선 기존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 불러주는 계좌로 돈을 보내라"고 속여 돈을 뜯어냈다.
마실장 조직이 이런 수법으로 2016년 12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속인 피해자만 60여명이고, 피해액은 약 12억원에 달한다.
청주지법 형사2단독 남동희 부장판사는 최근 이 조직에 속한 4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조직 내 팀장을 맡아 조직원들에게 행동강령과 범행 수법을 교육하는 등 실질적인 관리 업무를 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남 부장판사는 "이 사건 범행들이 조직적, 계획적으로 이뤄졌고 피해자들의 피해 대부분도 회복되지 않았다"며 "다만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일부 피해자와는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pu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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