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호너 전 레드불 F1 팀 대표의 복귀설은 단순한 ‘한 인물의 재등장’이 아니다.
이는 곧 F1 내부 권력 구도와 미래의 기술 제휴 흐름까지 뒤흔들 수 있는 상징적 사건이다. 레드불은 지난해에 이오 올해도 호너의 사생활 논란과 그에 따른 내부 갈등으로 크게 흔들렸다. 그의 퇴진 이후에도 마틸다 마테시츠(창업주 디트리히의 딸)와 올리버 민츠라프 CEO 사이의 경영 이견, 그리고 헬무트 마르코 고문의 영향력 약화로 팀 내 파워 밸런스가 불안정한 상태다.
특히 일부 엔지니어 그룹은 여전히 '호너 라인'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15년간 이어진 ‘호너-뉴이 체제’에 익숙하며 현 체제에서 느끼는 리더십 공백을 공공연히 토로한다. 실제로 뉴이가 애스턴마틴으로의 이적을 공식화했을 당시에도 내부에서는 “뉴이가 떠난 게 아니라 호너가 떠난 거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애스턴마틴이 호너에게 관심을 보였던 것은 단순히 그가 명장(名將)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로렌스 스트롤은 F1을 ‘럭셔리 브랜드 전시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장기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GM 캐딜락과의 기술 제휴, 혼다 파워유닛(2026) 사용, 아라멕스-아람코 라인 스폰서십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시점에서 호너의 ‘스폰서 네트워크’와 ‘정치력’은 잠깐이나마 스트롤에게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는 단순한 감독이 아니라 F1 내 권력과 스폰서, FIA 인맥을 모두 가진 정치형 매니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함께 오는 ‘리스크’, 즉 조직 내 권한 충돌 가능성 때문에 스트롤이 빠르게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호너는 비공식적으로 다수의 투자 컨소시엄과 접촉 중이다. 그의 목표는 단순히 팀에 ‘고용’되는 것이 아니고 ‘지분을 확보한 오너형 대표’로 복귀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애스턴마틴뿐 아니라 하스, 윌리엄즈, 캐딜락에도 같은 제안을 했지만 각 팀 모두 '완전한 운영권'을 요구하는 그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호너의 F1 커리어는 분명 화려하다. 레드불을 중소 팀에서 6회 월드 챔피언 팀으로 성장시켰고 F1 운영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강한 통제력과 정치적 계산으로 인해 “함께 일하기 어렵다”는 평을 받는다. 결국 지금의 F1 오너들은 “호너의 능력은 인정하지만 그 스타일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셈이다.
Copyright ⓒ 오토레이싱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