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이사장 임기 만료, 후임 인선 절차 돌입
복지관료·금융전문가·연금학자 출신 하마평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공단이 새로운 수장을 맞이할 준비에 들어갔다. 김태현 현 이사장의 임기가 지난 8월 31일 만료됨에 따라 후임 이사장을 선임하기 위한 공식 절차가 막을 올린다.
관련 법률에 따라 김 이사장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계속 수행하므로 경영 공백은 없지만, 연금 개혁 등 산적한 현안을 이끌어갈 차기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9일 국회와 국민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대통령실의 지시에 따라 공단은 후임 이사장 선임 작업에 착수했으며, 오는 13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을 위한 이사회를 개최하고 20일께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사장 선임은 임추위가 3∼5배수의 후보자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추천하면, 장관이 이 중 한 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해 최종 임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통상 한 달가량 소요되는 만큼 이르면 연내에 새로운 이사장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현재 연금공단 주변에서는 세 명의 인물이 차기 이사장 후보로 거론된다.
가장 먼저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은 양성일 전 보건복지부 1차관이다. 양 전 차관은 복지부에서 연금정책관, 사회복지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정책 전문가다. 특히 연금 정책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행정 경험을 겸비해 공단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복지부 관료로서의 오랜 경력은 연금 개혁과 같은 복잡한 정책 현안을 조율하는 데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 전문가 출신인 홍성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유력 후보로 꼽힌다. 국회의원 이전 금융투자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거시 경제를 읽는 눈과 기금 운용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의 큰 과제 중 하나가 1천조 원이 넘는 기금의 안정적 운용과 수익률 제고라는 점에서 그의 금융 전문성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 당내 경제 관련 요직을 맡으며 쌓은 정무 감각 또한 강점으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연금 분야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학계에서 오랫동안 연금 제도를 연구해왔으며,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장,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 등을 역임하며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 그의 전문성은 '지속 가능한 연금 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세 후보의 경력은 각기 다른 색깔을 띠고 있어 최종 선택은 새 정부가 국민연금에 부여하는 최우선 과제가 무엇인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직의 안정과 정책의 연속성을 중시한다면 양성일 전 차관이, 기금 운용의 수익성과 금융시장 대응 능력을 우선한다면 홍성국 전 의원이, 그리고 구조적 개혁과 사회적 합의 도출에 무게를 둔다면 김연명 교수가 부각될 수 있다.
국민의 소중한 노후 자금을 책임지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자리는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요구한다. 이번 인선 절차를 통해 과연 누가 국민의 신뢰를 받고 연금 개혁의 험로를 헤쳐 나갈 새 사령탑이 될지 주목된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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