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명절이 지나면 주방은 유난히 더러워진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조리하고, 잔칫상에 올릴 국과 찜을 만들다 보면 싱크대 배수구가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음식물 찌꺼기가 제대로 거르지 않고 흘러들면 배수관 안쪽에 붙는다. 여기에 식용유와 고기 기름이 엉겨 굳으면서 물길을 좁힌다. 표면은 미끄럽게 코팅되지만 내부는 점점 막혀 결국 물이 빠지지 않는다. 냄새도 함께 올라와 불쾌해진다.
흔히 뚫어뻥을 꺼내 배수구 위에서 힘껏 누르고 당기지만 금세 원상태로 돌아오기도 한다. 이유는 물길만 열어주고 기름층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배수관 세정제를 부어도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 화학 성분이 강해 반복 사용하기도 부담스럽다. 이때 주방에 있는 재료만으로도 배수구를 뚫는 방법이 있다.
베이킹소다와 식초의 반응
베이킹소다는 알칼리성 물질로 기름때와 산성 성분을 중화해 분해한다. 입자가 곱기 때문에 틈새를 따라 흘러 들어가 찌꺼기를 밀어낸다. 식초는 산성이 강하다. 금속 표면의 물때를 녹이고 세균 증식을 억제한다. 두 가지를 함께 사용하면 거품 반응이 일어나 배수관 내부를 청소한다. 이 과정에서 탄산가스가 발생해 눌어붙은 음식 찌꺼기를 떼어낸다.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배수구 안쪽에 베이킹소다를 듬뿍 뿌린다. 가정용 종이컵 반 컵 정도가 적당하다. 그 위에 식초를 천천히 부으면 부글부글 거품이 올라온다. 이 반응은 10분 이상 유지된다. 이후 뜨거운 물을 흘려보내면 내부가 말끔하게 씻긴다. 주방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라 부담이 없다.
이 방법은 세제를 아끼면서도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어 각종 주방 청소에 응용된다. 냄새 제거에도 효과적이어서 배수구에서 올라오는 불쾌한 냄새까지 동시에 잡는다.
소금과 뜨거운 물의 힘
베이킹소다와 식초가 없다면 소금과 뜨거운 물만으로도 해결된다. 소금은 결정체가 단단해 마찰 효과를 낸다. 배수관에 쌓인 기름 찌꺼기를 긁어내는 역할을 한다. 또한 염분이 세균의 수분을 빼앗아 번식을 막는다.
방법은 소금을 종이컵 한 컵 정도 배수구에 붓고, 바로 끓는 물을 부어 흘려보내는 것이다. 이때 물은 한꺼번에 붓지 않고 여러 차례 나눠 붓는 것이 좋다. 뜨거운 열로 기름을 녹이고, 소금 입자가 부유물을 끌어내면서 길을 뚫는다.
추가로 레몬즙을 함께 섞으면 상큼한 향이 남아 냄새를 잡을 수 있다. 레몬에 들어 있는 구연산이 물때 제거에 도움을 준다. 이 방법은 특히 기름 사용이 많은 집에서 자주 사용된다. 기름때가 눌어붙은 프라이팬이나 조리도구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막힘 예방 습관이 중요
막힌 뒤에야 급히 청소를 시작하는 것보다 평소 관리가 훨씬 수월하다. 음식물 쓰레기를 완전히 털어내고 접시를 헹궈 넣는 습관이 기본이다. 거름망을 꼭 사용하고, 하루에 한 번 정도는 뜨거운 물을 흘려보내 기름이 굳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소량만 사용해 가볍게 씻으면 큰 막힘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기름을 싱크대에 그대로 붓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식용유와 고기 국물은 용기에 모아 굳힌 뒤 일반 쓰레기로 버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방에서 자주 사용하는 커피 찌꺼기나 차 찌꺼기도 배수구 청소에 도움이 된다. 건조해 거름망에 올려두면 냄새를 흡수하고, 물에 흘려보낼 때 기름을 붙잡아 내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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