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혈투1①] '정로환''양귀비' 신화 쓴 동성제약 창업 가문 경영권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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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혈투1①] '정로환''양귀비' 신화 쓴 동성제약 창업 가문 경영권 분쟁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0-09 04:45:00 신고

3줄요약

가족간 경영권 분쟁 등으로

거래정지된 동성제약 주가 

출처=인베스팅닷컴 캡처
출처=인베스팅닷컴 캡처

 국민 염색약 '양귀비'와 국민 설사약 '정로환'으로 유명한 동성제약의 창업가문이 최근 요란한 경영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창업주인 고 이선규 회장의 사망으로 안정성이 해체된 뒤, 2세대인 이양구(63·창업주의 3남1녀 중 막내) 전 회장 경영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오너 리스크(업무상 배임 혐의)가 구조적인 위기를 초래하며 시작됐다.

 특히 이양구 전 회장이 재무적 책임을 회피하고 개인의 금전적 이익을 위해 '이중 매매'라는 도덕적 해이를 저지르면서, 자신의  두 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법 리스크 등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누나 아들인 외조카 나원균(39) 대표에게 경영권을 넘겨줬었다.

하지만 양측이 갈등을 겪으면서 경영권 분쟁은 3세대 창업주 외손자인 현 경영진(나원균 대표)과 갑자기 등장한 신규 최대주주(브랜드리팩터링) 간의 치열한 법정 다툼으로 비화됐다. 이양구 전 회장이 자신의 지분 전량을 백기사(?)인 브랜드리팩터링(BR)에 전격적으로 넘겼기 때문이다.  브랜드리팩터링은 2022년에 급조해 만들어진 광고,홍보,디자인 업체다. 이양구 전 회장과의 관계나 구체적인 정보가 알려지지 않은 신생 미스테리 업체인 셈이다.

  더구나 동성제약은 2025년 5월 7일부로 갑자기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했고, 멀쩡하던 회사가 이제는 극심한 재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동성제약의 경영권 분쟁은 단순한 주주 간의 다툼을 넘어, 현 경영진이 법정관리인 지위를 고수하며 회사를 법원의 통제 하에 두려는 수싸움까지 벌어지면서 복잡하게 변질됐다. 

 일제시대 궁부약국 직원

 도산직전 동성제약 인수 

 동성제약 창업주였던 고 이선규 회장은 1924년 충남 아산군 둔포면 봉재리에서 태어났다. 일제시대 궁부약국 직원으로 의약품과 인연을 맺으며 제약인의 길을 걸었다. 자전거를 타고 약품장사를 하면서 잔뼈가 굵었다. 성실하게 돈을 모은 그는 1957년 당시 염색약 전문 메이커로  도산직전에 있던 동성제약을 인수해 사업가로 변신했다. 

 그는 일본의 유명 염색약 업체인 야마하쓰산업과 기술제휴를 맺어 품질을 개선안 '양귀비'를 생산해 회사를 급성장 시켰다.이후 색조염모제인 '훼미닌'도 연이어 히트시켰다.

  또 이선규 회장은 1972년 일본에서 정로환의 제조,배합 기술을 배워 한국인에게 맞는 정로환을 개발했다. 원래 정로환은 일본이 원조다. 1905년 러일전쟁 때 일본 정부가 군인들의 설사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생약 성분의 지사제다. 이름도 '러시아를 정복하는 약'이라는 의미의 정로환(征露丸)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같이 1세대 창업주의 경영은 카리스마와 히트상품에 기반한 안정적인 성장기로 기업의 명성과 신뢰를 쌓았다.

 3남 1녀중 막내에게

 기업을 물려준 창업자

  창업자인 고 이선규 회장은 2008년 사망하기 직전인 2001년 장남과 차남을 제쳐두고, 연세대 법학과와 법학대학원 석사를 마친 삼남 이양구 사장을 대표이사로 깜짝 임명했다. 하지만 2세 경영체제는 창업주의 명성과 신뢰자본을 되레 배임 혐의 등 오너리스크로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는 의약품 판매 촉진을 위해 약국 등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5월 16일 항소가 기각되면서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이 사건은 이양구 전 회장의 단순한 개인 문제를 넘어 기업 전체의 도덕성과 이미지를 심각하게 실추시켜, 끝내 그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수 밖에 없는 압박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이양구 회장은 자신의 두 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나 아들로 외조카인 나원균 대표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고 나와 더 눈길을 끌었다. 

출처=퍼플렉시티 캡처
출처=퍼플렉시티 캡처

 누나 아들인 나원균 대표에게 

 회사 경영권을 넘겨준 까닭은?

 창업주의 외손자인 나원균 대표가 경영권을 인수받은 뒤 그는 동성제약 이름으로 외삼촌인 이양구 전 회장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고발했으며, "회사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임무를 저버리고 제3자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준 정황이 명백하다"고 주장해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양구 전 회장이 문제가 됐던 부분은 동성제약으로부터 유출된 자금을 개인의 자산처럼 제3자와 공모해 유용했다는 의혹이다. 이런 자금 유용 행위는 동성제약 뿐 아니라 협력사인 오마샤리프화장품 재정에도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끼쳤다. 오마샤리프화장품은 직원들이 급여와 퇴직금을 받지 못한 채 잠정적 폐업상태에 이르기도 했다.

  그런데 오마샤리프화장품은 이양구 전 회장의 누나인 이경희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다. 한때 동성제약의 계열사이기도 했다.  2011년 '스테로이드 성분 검출 파문'이 발생하면서 누나인 이경희 대표에게 회사를 넘겼다. 따라서 오마샤리프는 동성제약 본사와 동일한 주소를 쓰면서  특수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실질적으로 이양구 전 회장이 오마샤리프화장품을 지배하며 이 회사의 자산을 몰래 처분한 것으로 드러나 경영권 분쟁을 심화시킨 것이다. 

  사실 이양구 전 회장의 경영실패와 퇴진은 사적인 재무 리스크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그는 누나인 이경희 오마샤리프화장품 대표와 외조카인 나원균 대표의 동성제약 주식을 사전 동의없이 파생상품 담보로 사용하다가 큰 손실을 발생시켰기 때문이다. 이 손실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이양구 전 회장은 이들에게 주식을 양도하는 대물변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양구 전 회장의 사임은 형식적으로는 자진 사퇴지만 실제로는 개인적인 재무 파탄(가족 채무)과 사법적 위기(리베이트 혐의 확정)라는 압박하에 강제 사임된 셈이다. 한마디로 그의 퇴진은 경영권 이양이 아닌 채무 정리에 더 가까웠다.

다음편에서 계속....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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