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집권 당시부터 밀어붙인 ‘고율 관세 정책’이 한국 경제에 뚜렷한 상처를 남기고 있다.
한국의 대미 수출은 급격히 줄어들며, 최근 37년 만에 미국 주요 수입국 순위에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자동차, 철강, 기계 산업 등 한국의 주력 제조업이 직격탄을 맞았고,
그 사이 대만이 반도체 수출을 앞세워 한국을 추월하며 미국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을 목표로 다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무역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그는 “미국 일자리를 되찾겠다”며 외국산 제품에 25~6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예고했다.
이 조치의 영향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전년 대비 약 12% 감소했으며,
자동차 부문은 약 20%, 철강은 17%, 기계류는 15% 이상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기업들은 기존의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해 왔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장벽 강화로 상황이 급변했다.
특히 자동차 부문에서는 ‘미국 내 생산 비율 50% 이상’이라는 조건이 강화되며
현지 생산 능력이 부족한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내 완성차 수입 물량은 줄고,
대만과 멕시코 같은 경쟁국들이 그 자리를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
반면 대만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구조 덕분에 오히려
미국의 기술 공급망 재편 정책과 발맞춰 대미 수출이 15% 이상 증가했다.
대만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 내 직접 투자를 확대하며
‘미국 우방국’으로서의 위치를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의 10대 수입국 순위에서 대만은 5위권에 진입한 반면,
한국은 10위권 아래로 밀려났다.
문제는 한국의 주력 산업이 대부분 관세 부과 대상 품목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철강, 기계는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의 핵심 타깃이며,
이들 산업은 단가 상승과 납기 지연으로 수출 경쟁력을 잃고 있다.
반면 반도체, 배터리 등 일부 첨단 산업은 미국의 ‘전략동맹’ 품목으로 분류되어
관세 적용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따라서 한국의 수출 구조가 전통 제조업 중심에서 첨단 기술 산업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지 않으면 미국 시장 내 입지는 더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트럼프 관세의 직접 피해국은 한국”이라고 평가한다.
일본, 독일 등 다른 선진 제조국들도 타격을 입었지만,
한국처럼 중간재와 완성재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가 가장 큰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특히 철강과 자동차처럼 공급망이 미국과 밀접하게 연결된 품목일수록
관세 인상에 따른 충격이 더 크다.
산업계에서는 “단순히 트럼프의 정책이 일시적인 변수가 아니라,
미국의 구조적인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는 흐름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한국은 단기적으로는 FTA 조항을 통한 협상 강화,
중장기적으로는 현지 생산 확대 및 시장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대미 수출 역전 사태는 단순한 통계 하락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수출 구조가 얼마나 취약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다.
‘수출 강국’이라는 위상에 걸맞은 산업 재편과 무역 전략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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