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노란 줄무늬와 크고 넓은 날개가 눈에 띄는 잠자리가 있다. 이름은 노란잔산잠자리다. 환경부는 지난 30일 이 곤충을 10월 ‘이달의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했다. 깨끗한 하천의 모래톱에서만 살 수 있어 ‘모래톱의 보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몸길이는 70~77㎜, 뒷날개 길이는 45~50㎜로 잠자리 중에서도 큰 축에 속한다. 청록빛이 도는 몸에 노란 줄무늬가 선명하고, 겹눈은 남색빛을 띤다. 암컷은 날개가 누런빛을 띠어 투명한 수컷과 차이가 뚜렷하다. 같은 잔산잠자리과 종들과 비슷하지만, 배 부분 세 번째 마디에 있는 노란 무늬가 이어지지 않고 잘린 듯한 모양을 보여 다른 잔산잠자리와 구분된다.
독특한 산란 방식과 분포 지역
노란잔산잠자리는 산란 방식이 독특하다. 암컷이 비행하면서 물 표면에 배를 부딪쳐 알을 떨구는 ‘타수산란’을 한다. 성충은 하천 중류의 저산성 산지와 구릉지에 살고, 유충은 고운 모래 속에서 자라 모래톱 환경에 크게 의존한다. 이 때문에 하천 모래 채취나 인공 구조물 설치로 서식지가 줄어들며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기 연천과 경상도 일부 지역에서만 드물게 관찰된다. 국외에서는 러시아 남부와 일본 일부 지역에서도 발견된다. 유충의 몸길이는 26~28㎜로 앞머리에 뿔 모양 돌기가 있으며, 다리 넓적다리마디에는 갈색 반점이 세 개씩 있다. 유충은 모랫바닥에 숨어 겨울을 나고 2년에 한 번 성충으로 날개가 돋는다.
법적 보호와 제재
환경부는 2012년 노란잔산잠자리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했다. 법에 따라 멸종위기종을 허가 없이 잡거나 죽이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그래서 실제로 만났을 때는 관찰만 하고 즉시 놓아주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서식지를 훼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하천 모래톱을 지키는 일은 이 잠자리뿐 아니라 수많은 생물의 생존과도 직결된다.
잠자리가 전하는 가치
한편 잠자리는 오래전부터 해충을 잡아먹는 곤충으로 알려졌다. 모기·파리 같은 해충을 줄여 ‘자연 살충제’ 역할을 하고, 농경지 주변에서도 해충 개체 수 억제에 도움을 준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전 세계 잠자리의 약 16%가 멸종 위기 상태다. 국내에서도 노란잔산잠자리뿐 아니라 쇠측범잠자리 같은 토종종이 점점 줄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습지와 하천 생태계 보전과 직결된 사안으로, 다양한 곤충과 생물다양성 전체를 지키는 과제와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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