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6일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기자들과 만나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한국 외환시장에 대한 민감성을 미국과 주요 논의 주제로 삼았고 서로 이해와 공감대를 쌓았다고 밝혔다.
이번 방미에서 미국 상무부 장관과 전격적으로 만난 그는 "이번 딜이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양국이 조율 중이며,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논의가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우리가 제안한 협상 조건 가운데 특히 외환시장 문제에 대해 이견을 점차 좁혀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외환시장 민감성에 대해서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통화스와프 체결 여부에 대해서도 "관련 논의는 있었고, 외환시장 충격과 영향을 양국이 비슷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무제한 통화스와프가 실제로 가능할지는 아직 미국 측 입장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 정부는 대미 투자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통화스와프를 중요한 협상 카드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현지 언론에서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가 한국 외환보유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무제한 또는 상설 통화스와프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 장관은 "투자처 선정이나 구체적 투자 구조 등의 세부 사안은 이번 회담에서 다뤄지지 않았다"고 밝혔고 "머지않아 다시 만나 조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관세율 인하와 연계된 대미 투자 패키지의 세부 실행 방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 투자와 관련해 '선불'이라는 표현을 썼냐는 기자 질문에 김 장관은 "그런 논의는 없었다"고 단호히 답했다.
한미 간 관세 협상은 이미 7월 말, 상호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고 한국은 대미 투자 패키지를 제안한 상태지만 그 구체적인 실행 방식과 조건에서는 여전히 이견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자동차와 부품 관련 관세 인하 시점을 놓고 갈등이 커지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는 일본산 차보다 가격 경쟁력이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 장관은 한미 추가 접촉 가능성을 열어두며 "머지않아 다시 만날 계획"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아울러 10월 말 열릴 예정인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간 사전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일본을 거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으로. 양국은 정상 외교 채널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계속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