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대구)=신희재 기자 |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를 이끄는 이호준(49) 감독이 경기 전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는 이례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NC는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와일드카드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6일 열린 1차전은 NC가 4-1로 이겼다.
올 시즌 내내 중하위권에 머물렀던 NC는 정규리그 막판 9연승을 내달리며 극적으로 5위(71승 6무 67패)를 차지했다. 와일드카드 또한 원정에서 열리는 1, 2차전을 모두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1차전을 잡고 희망을 키웠다.
다만 이 과정에서 포수 김형준, 외야수 박건우가 부상으로 쓰러져 우려 또한 커졌다. 김형준은 1차전 2-0으로 앞선 5회 초 솔로 홈런을 기록한 뒤 5회 말 수비를 앞두고 김정호와 교체됐다. 시즌 중 다쳤던 왼쪽 손목에 문제가 생겼고, 유구골(손바닥) 골절 진단을 받아 2차전 출전이 무산됐다. 박건우는 오른쪽 햄스트링에 탈이 났다.
이호준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김형준이 그 손으로 어떻게 홈런을 쳤는지 싶다. 이미 통증이 와서 트레이닝 파트에 아프다는 이야기를 했다. 구창모 연습 투구 받을 땐 본인도 모르게 몸을 비틀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며 "김정호와 로건 앨런이 합을 맞추는데, 짧은 시간에 뭔가 하기는 쉽지 않다"고 걱정했다.
박건우에 대해서는 "병원을 안 갔다. 아이스하고 치료하고, 오늘 아침 일어나서 또 치료했다. 대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호준 감독은 전날 승리 후 박건우의 몸 상태에 대해 "본인이 병원을 가지 않고, 상황이 어떻게 되든 경기를 뛰겠다고 한다. 검진을 안 했기 때문에 현재 상태를 아무도 모른다"고 설명한 바 있다.
불펜에 대해서도 고민을 이어갔다. 이호준 감독은 "중간 투수들이 여기까지 달려오면서 너무 많은 공을 던졌다. 그래서 로건이 7이닝을 던지길 기대한다. 로건과 신민혁이 투수 쪽에서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NC의 어려운 상황을 복기한 이호준 감독은 인터뷰 말미 '짠한 상황'이라는 질문에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어제저녁부터 (부상) 보고를 받으면서 마음이 안 좋았다. 골절됐는데도 홈런을 치고, 박건우나 시즌 중 박민우도 그렇고 중간 투수들도 과부하가 온 상태다. 한 시즌을 돌아보면 선수들이 얼마나 참고 여기까지 왔는지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만 야구할 것도 아닌데, 그럼에도 선수들이 '하겠습니다' 하니까 감독 입장에서는 '이게 맞나' 싶은 생각도 든다. 마음이 안 좋았는데 (짠한 상황이라는) 말을 들으니 울컥한다"고 덧붙였다.
이호준 감독은 "너무 힘들게 왔다. 팀만 생각하고 뛰어줘서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이 분위기를 내년에도 계속 이어가면, NC는 정말 무섭고 강한 팀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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