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대구)=신희재 기자 | "경기 전에는 중책을 맡아서 많이 떨렸는데, 마운드에 올라가니 분위기가 재밌었다. 즐기는 마음으로 던졌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토종 에이스 구창모(28)의 말이다.
구창모는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와일드카드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1피홈런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NC는 구창모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을 4-1로 제압했다.
정규리그를 5위(71승 6무 67패)로 마친 NC는 와일드카드 1, 2차전을 모두 이겨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구창모는 투구수 단 75개로 삼성 강타선을 꽁꽁 묶으며 경기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크게 공헌했다. 이호준 NC 감독 또한 경기 후 "구창모는 구창모다. 최고의 피칭을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구창모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경기에 승리 투수까지 하게 돼 좋다. 내 공만 던지면 결과는 좋게 따라올 거라는 생각으로 공격적으로 투구했는데 잘 된 것 같다"며 "오늘은 나 혼자만이 아닌 팀원 모두가 잘해줘 이겼다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남겼다.
구창모는 지난 2년간 부상과 군 복무 등으로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시간이 길었다. 올 시즌 또한 지난달 복귀해 4경기를 던진 게 올 시즌 1군 기록의 전부였다. 특히 포스트시즌 등판은 2020년 한국시리즈 이후 5년 만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당시 구창모는 두산 베어스 상대 2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1.38으로 호투하며 팀 우승에 기여했다.
구창모는 자동볼판정시스템(ABS)를 적극 활용하는 뛰어난 제구력을 앞세워 '빅게임 피처'로 거듭났다. 이호준 감독은 "구창모는 전성기 때처럼 구속이 안 나와도 운영할 줄 안다"며 "구석구석으로 제구하고, 상황에 따라 변화구를 던진다. 오늘 비가 오면서 40분 늦어지고 어려움이 있었는데, 투구수를 잘 끌고 갔다"고 치켜세웠다.
구창모 또한 "원래 볼 판정됐던 걸 잡아주는 게 몇 개 있었다. 그런 게 나오면서 자신감을 얻고, (스트라이크) 라인을 그리면서 피칭하는 게 도움이 많이 됐다"며 "나는 ABS를 해보니까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전 한계 투구수로 85개가 설정됐던 구창모는 7회 등판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한 타자 정도는 된다고 말씀드렸지만, 괜히 올라가서 주자를 보내고 내려오면 불펜에 부담을 줄 수 있었다"며 "좋을 때 끝내자고 해서 내려왔다"고 복기했다.
구창모의 활약으로 NC는 정규리그 막판 9연승 포함 10연승을 내달리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연승 전 7위였던 NC는 이제 한 경기만 더 이기면 3위 SSG 랜더스를 만나러 인천으로 향할 수 있다. 구창모는 "(좀처럼) 질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면, 앞으로 계속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팀의 상승세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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