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實錄조조] "저 자들이 대체 무슨 짓을 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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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實錄조조] "저 자들이 대체 무슨 짓을 했단 말인가?"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0-06 23:3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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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6.월요일. 추석]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승상의 탄식

서기 2025년 가을, 대도(大都) 허도(許都)의 정국은 서늘한 기운에 휩싸여 있었다. 천하의 4분의 3을 장악한 위(魏, 집권 세력)의 승상(丞相) 조조는 북방의 흉적(凶賊, 전임 승상 및 흉적들의 진영)을 격파하고 내란(內亂)의 잔재를 청소하는 데 모든 힘을 쏟고 있었다.

허나, 조조의 마음은 오히려 번민으로 가득했다. 충직한 참모 우교(虞憍)가 승상께 고한 바, "승상께서 '당이 왜 저런 결정을 내렸나'를 가장 많이 물으십니다" 라는 보고는, 승상과 그를 따르는 무리(당) 사이에 깊은 강유(剛柔)의 간극이 벌어졌음을 방증했다.  

근자에 원내(院內)를 책임진 장수(將帥, 김 원내대표 등)들이 흉적들과 3대 특검(特檢) 법안에 대해 합의를 시도했을 때의 일이었다. 흉적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여 수사 인력과 기간을 완화하려는 합의안이었다. 이는 현실적인 입법 동력 확보를 위한 고육지책이었으나, 이 소식을 들은 승상은 격노했다.

"이는 타협도, 협치도 아니다!" 승상은 천자의 자리에서 호령하듯 일갈했다. "내란의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민주공화국이 지켜야 할 본질적인 가치거늘 , 어찌 행정(行政)의 사안(정부조직법 개편)과 그 가치를 맞바꿀 수 있단 말인가?" 

 그는 이 행위를 '매일 열 개를 훔치던 집단에게 다섯 개만 훔치자고 타협하는 것'에 비유하며, "도둑질을 안 한다는 것은 서로 지켜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승상의 이 비타협적인 원칙론적 질타는 원내 지도부의 협상론(프래그머티즘)을 단 하루 만에 무력화시켰다. 합의를 주도했던 장수들은 당원들의 문자 폭탄에 시달렸고 , 승상의 의지에 따라 합의를 파기해야 했다.  

 조조가 그러했듯, 승상은 자신의 원칙이 곧 천하의 정의라고 믿는다. 그러나 그 원칙을 관철시키기 위해 자신의 부하들마저 공개적으로 무력화시키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강경파의 사기를 드높이나, 장기적으로는 조정(朝廷)의 협상 역량과 대외적 신뢰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자충수다.

 중도파의 이탈: "싸우는 영웅에게 피로를 느끼다"

 허도를 둘러싼 백성들, 특히 '중도파(中道派)'라 불리는 합리적인 무리들의 동향은 심상치 않았다. 우교는 승상께 이들의 피로도를 고하며, "중도층과 합리적인 보수층은 현재의 '싸우듯 하는 개혁' 접근 방식에 심각한 피로를 느낍니다" 라고 경고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올바른 결론'이지 , 과정의 조급함과 거친 태도가 아니었다. 탄핵 정국을 거치며 위(魏)의 지도부가 보여준 모습은, 그들에게 "능력이 없어 보이고, 무책임하며, 거칠고, 조롱하는" 태도로 비쳐지면서 , '비토 정서(Veto Sentiment)'가 깊이 뿌리내렸다. 

승상의 개혁이 아무리 내란 척결이라는 대의를 내세웠을지라도, 그 방식이 "마치 복수를 하고 보복을 하는 것처럼 보여지는 것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 라는 우교의 지적은 이 지점을 겨냥한다. 중도파에게 강권적인 개혁은 정의 구현이 아닌, '말 안 들으면 탄핵하고 힘자랑하는 것처럼 보이는' 조급한 보복 행위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조조가 여포를 멸하고 원소를 제압할 때, 백성들은 힘의 논리를 잠시 인정했다. 허나 백성은 힘만으로는 복종하지 않는다. 그들이 '올바름'으로 인정하는 것은 절차적 합리성이다. 거친 방식은 본래 이념적 지지층을 결집시키지만, 동시에 중도파를 흉적들의 진영(흉적들의 진영)으로 밀어 넣는 역효과를 낳는다. 

 미끼를 문 사냥꾼의 실수

가장 최근에 드러난 전술적 오류는 조 대법원장(조 씨 성을 가진 조정의 수장)을 향한 파상 공세였다. 내란의 잔당을 풀어준 사법부의 오판(지 판관의 전임 승상 석방)에 대한 분노는 정당했으나 , 공세의 방식은 지혜롭지 못했다. 

 위(魏)의 지도부는 사법부 수장을 끌어내리기 위해 ‘조 대법원장이 한 前재상과 비밀 회동을 갖고 승상의 재판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문제는 이 의혹이 공신력 있는 증거가 아닌, 유튜버발(發) 제보 나 "AI가 만들어낸 목소리일 뿐"이라는 흉적들의 역공을 받게 되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중대한 사법 개혁의 대의는 곧바로 '제2의 청담동 회합 의혹'이라는 정치 공작 프레임에 갇혔고 , 공세의 완결성과 속도는 떨어졌다. 흉적들은 오히려 "승상의 유죄 판결한 조 대법원장에게 화풀이" 하는 것이라며 역공을 펼쳤다. 

 우교는 결국 이 행위를 "진상을 파헤쳐야 하지만… 방법은 지혜로워야 한다" 라고 탄식하며, "마치 복수를 하고 보복을 하는 것처럼 보여지는 것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 라고 경고했다. 정당한 명분을 가졌더라도, 미숙한 전술은 그 명분마저 훼손시킨다는 뼈아픈 교훈이었다. 

  조조는 '천하가 나를 배신할지언정, 내가 천하를 배신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의 힘은 비타협적인 원칙과 신속한 응징에서 나왔으나, 그 때문에 늘 민심의 의심을 샀다. 승상 역시 ‘내란 척결’이라는 대의를 가졌으나, 미숙하고 거친 방식으로 인해 결국 '개혁의 정의로움'이 아닌 '정치적 보복'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조조의 시대와 현세의 난세가 다르지 않은 것은, 권력의 힘을 휘두르는 방식에 대한 백성들의 엄격한 시선이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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